'강남 납치·살해' 전말…반년 넘게 준비, 피해자 전화 부산 앞바다에 버려

검찰 이경우 등 3인방·유상원 부부 '강도살인' 혐의 기소
피해자 암호화폐거래소 계정 접속 시도…로그인 실패로 미수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이른바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 이경우(36)와 황대한(36), 연지호(30)와 이들과 범행을 공모한 유상원(51),황은희(49) 부부가 강도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수민 부장검사)는 유상원·황은희·이경우·황대한·연지호를 강도살인 및 강도예비 혐의로, 이경우·황대한·연지호를 사체유기 및 마약법위반(향정)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피해자를 미행하거나 감시하는 등 범행에 가담한 이모씨는 강도예비 혐의로 구속기소, 이경우에게 범행에 쓰인 약물을 제공한 이경우의 부인 허모씨는 강도방조및 절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경우 등 3인방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6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피해자 A씨를 납치해 살해하고 대전 대청댐 인근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강도살인 등)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 부부는 2020년 10월께 A씨를 통해 '퓨리에버코인'에 투자했으나 손해를 입고 A씨와 갈등을 겪던 중 이경우에게 범행 제의를 받고 2022년 9월경 착수금 7000만원을 건넸다.

이후 이경우는 범행 도구를 준비하고, 황대한·연지호는 A씨 부부를 감시·미행하다 지난달 29일 A씨를 납치해 차량에 태우고 휴대폰을 강취한 다음 피해자에게 마취제로 사용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주사해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2023년 1월부터 3월까지 피해자의 사무실, 주거지 등에서 미행하거나 감시한 혐의(강도예비), 이경우의 부인 허씨는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서 약물을 몰래 빼내 이경우에게 교부한 혐의(강도방조, 절도, 마약류관리법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또 유상원과 이경우가 범행 당일 피해자로부터 알아낸 계정의 비밀번호 등을 이용해 A씨의 암호화폐거래소 계정에 접속해 암호화폐를 빼앗으려 했으나, 로그인에 실패해 미수에 그친 사실을 추가로 밝혀내고 이들을 정보통신망법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죄로 함께 기소했다.

유씨 부부는 범행을 전면 부인했으나 범행 상황이 이경우를 통해 유씨 부부에게 보고된 점과 황씨가 예약한 호텔 객실에서 유씨가 이경우로부터 피해자의 휴대폰 등 소지품을 건네받은 점이 조사결과 드러났다.

해당 객실에서 유씨와 이경우는 A씨의 암호화폐거래소 계정에 접속을 시도했으나 로그인에 실패했고, 범행 다음날 황씨가 허씨로부터 피해자의 휴대폰 등 소지품을 건네받고 부산 앞바다에 버려 은닉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일 전담수사팀을 구성하고, 범행에 이용된 차량 블랙박스 영상 829개를 전수 분석하고 재포렌식을 통해 복구했다. 또 피고인들의 휴대폰 음성녹음과 문자메시지 등 대화내용들을 분석해 이번 범행이 6개월이상 준비된 계획 범행임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경우는 유상원 부부로부터 A씨에게 많은 암호화폐 자산이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피해자의 암호화폐를 빼앗고 피해자를 살해해 유씨 부부의 환심을 사서 함께 암호화폐 사업을 하는 등 이익을 취하려 했다"고 범행 동기를 설명했다.

검찰은 이경우가 유씨 부부로부터 받은 7000만원이 '중대범죄의 보수로 얻은 재산'에 해당돼 추징이 가능하다고 보고, 이경우의 계좌와 암호화폐거래소계정에 대해 추징보전명령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보완수사를 담당한 검사가 직접 공판에 관여해 빈틈없는 공소유지를 함으로써 피고인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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