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금 쌓고 이자익 줄었는데도…4대 금융지주, 올 1분기 영업익 삼성전자 제쳤다[머니뭐니]

2023. 4. 2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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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헤럴드경제=서정은·홍승희 기자] 4대 금융지주가 올 1분기에도 5조원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내며 돈을 쓸어 담았다. 예대마진 축소, 대규모 충당금 편입, 고금리 등에도 시장의 예상을 뒤집고 역대급 순이익을 다시 썼다.

1분기 효자 노릇을 한 건 유가증권 평가이익에 기인한 비이자이익이었다. 본업인 이자이익 또한 지난 분기보다 소폭 내려갔을 뿐 1년 전에 비해 성장세를 보였다. 사별로 보면 KB금융이 1위 자리를 탈환한데 이어 비은행 비중도 지주 중 유일하게 올랐다.

1분기 순이익 또 최고치…이자이익 줄어도 비이자이익이 끌어올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은 4조89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가 늘었다.

사별로 보면 KB금융이 1조497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리딩뱅크 자리를 가져갔고, 신한금융 1조3880억원, 하나금융 1조1022억원, 우리금융 9113억원 순이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5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며 영업이익·순이익 급감을 거둔 것과 대조된다.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1조57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1%가 줄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96%가량 줄어든 것으로 발표된 7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연합]

시장에서는 금융지주 또한 실적 성장세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예상이 컸다. 금융당국이 연일 이자장사를 압박해 예대마진을 줄일 수 밖에 없었던데다 그간의 고금리와 경제침체 여파로 건전성 우려 등이 컸던 탓이다. 실제 각 금융그룹이 1분기에 추가로 적립한 충당금만 1조7338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비이자이익 덕에 역대급 실적을 다시쓰는 데 성공했다. 이들이 거둔 비이자이익은 3조717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472%가 뛰고,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39.4%가 상승했다. 이는 시장 금리 하락으로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대거 늘어난 영향이다. 이자이익 또한 전분기에 비해서는 소폭 하락했으나, 전년 동기대비 성장세를 구사하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이들이 거둔 이자이익은 1분기에 9조719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자마진(NIM)도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4대 지주의 평균 NIM은 올 1분기 1.94%로 1년 전 1.81%에 비해 상승했다. 다만 전분기에 비해서는 예대금리차 축소 영향 등으로 0.02%포인트 내려갔다. 1분기 4대 은행 NIM은 평균 1.67%이었다. 지난해 1분기 1.54%대비로는 0.13%포인트 올랐으나, 전분기 1.71%에 비해서는 0.04%포인트 내려간 수치다.

은행 실적 엇갈려…KB금융, 비은행 순이익 비중 38% 기록

주력 계열사인 은행별로는 실적이 엇갈렸다. 하나은행은 1분기 9707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45.5%가 뛰었다. 원화예대금리차(NIS)가 1.61%로 1년 전에 비해 0.12%포인트 늘었고, 매매평가이익과 수수료이익 등이 대거 뛴 영향이다.

신한은행은 1분기 9315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대비 7.9%가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순이익은 신한은행과 같았으나, 추가충당금(3210억원) 적립 영향으로 1년 전에 비해선 4.7% 줄었다. 우리은행은 8595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같은 기간 20% 성장했다.

은행들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비은행부문 순이익 비중도 차이가 났다. KB금융을 제외한 3개 금융지주에서 비은행이 차지하는 순이익 비중이 나란히 줄었다.

KB금융의 경우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 비중이 38%를 기록해 1년 전에 비해 4.9%포인트 올랐다. 은행의 순이익 감소에도 증권과 보험의 성장에 힘입은 결과다. KB증권은 수탁수수료 증대, 세일즈앤 트레이딩(S&T) 운용 손익이 크게 개선되면서 1분기 140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KB손해보험 또한 자동차 사고율 감소와 장기보험 손해액 개선, 유가파생손익 증가 등으로 253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서영호 KB금융지주 부사장(CFO)은 “시장 금리 하락과 증시 반등에 적시적으로 대응하고 긴밀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전 계열사의 프롭트레이딩(Prop Trading) 운용손익이 크게 개선됐다”며 “보험 관련 손익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 역시 순이익 중 비은행 비중은 18.9%에서 16.8%로 소폭 감소했지만, 비이자이익이 한 분기만에 107% 성장하며 5년 중 최고치인 7790억원을 기록했다. 역시나 외환매매익과 주요 관계사의 유가증권 등 트레이딩 실적이 유효했다. 매매평가익이 136.4% 증가한 4801억원을 기록하고, 특히 하나증권은 트레이딩 부문 수익과 수수료이익이 개선되면서 8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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