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서는 어렵기만하다뇨… 이 책은 위로가 될 거예요[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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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과학 기술계에서 일하는 동갑내기 두 여성이 과학책을 읽고, 또 그것을 읽는다는 것에 대해서 나눈 대화다.
두 사람의 독서 목록을 훑는 것만으로도, 과학서 읽기 두려움이 사라지는데, 이들이 서로에게 전하는 말들, "아직 '괜찮은' 어른이 어떤 것인지 명확하게 정의 내리지도 못했습니다"라고 털어놓거나, "엄마로 자라나기 위해 과학을 읽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깨닫는 과정을 보면, 무엇보다 과학책을 우주의 진리나 세계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고민과 관심에 따라 읽을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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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실·우아영 지음│이음
범과학 기술계에서 일하는 동갑내기 두 여성이 과학책을 읽고, 또 그것을 읽는다는 것에 대해서 나눈 대화다. 누군가 과학책을 읽는다고 하면 다소 비장하게 느껴진다. 잘 모르고, 어려운 영역이라는 생각이 강해서일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편지글을 읽다 보면, ‘과학서 읽기’가 내가 아는 세상을 넓혀주는 ‘지적 기쁨’도 주지만, 각자 처한 삶의 복잡한 문제에서 잠시 벗어나게 해주는 ‘위로의 읽기’가 되어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소하게, 사적으로 읽어도 된다는 말이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리처드 도킨슨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다가 포기했다고 고백하는 두 사람. 이들이 읽은 과학서 목록을 우선 보자. 김초엽 소설가가 장애를 지닌 소수자이자 과학전공자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분석한 ‘사이보그가 되다’를 비롯해 ‘로봇’을 다룬 고전 소설인 카렐 차페크의 ‘R.U.R’, 과학자 에세이 붐을 일으킨 심채경의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등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았으면서도 깊고, 또 친근하다. 두 사람의 독서 목록을 훑는 것만으로도, 과학서 읽기 두려움이 사라지는데, 이들이 서로에게 전하는 말들, “아직 ‘괜찮은’ 어른이 어떤 것인지 명확하게 정의 내리지도 못했습니다”라고 털어놓거나, “엄마로 자라나기 위해 과학을 읽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깨닫는 과정을 보면, 무엇보다 과학책을 우주의 진리나 세계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고민과 관심에 따라 읽을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마치 책은 ‘그래도 된다’고 신호를 보내며,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고 있는 셈이다.
대화는 책뿐 아니라, 과학계에 대한 의견을 말하면서 더욱 명징해진다. 그것은 ‘왜 과학계에 여성이 필요한가’라는 질문과 답에서 두드러지는데, 두 사람은 과학자 사회가 젠더와 인종 문제에 무관심해서는 안 되며, 차별과 불평등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하게 이야기한다. 과학이 더욱 ‘믿을 수 있는’ 과학이 되는 것만이, 과학계에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대의적인 저자들의 답변이 있으나, 사실, 이들은 이 질문과 답에도 그리 비장할 필요는 없다고, 우리를 일깨운다. 과학계에 다양성이 필요한 이유에 “누구나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책의 말은, 너무 쉬워서, 오히려 한 방 맞은 듯하다. 284쪽, 1만8000원.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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