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가 도운 오타니의 4승, 6이닝 5실점→3안타 2득점으로 분풀이

노재형 2023. 4. 2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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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28일(한국시각)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홈경기에서 2회 투구를 마치고 포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오타니만이 가능한 일, 타자 오타니가 투수 오타니를 도왔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올시즌 첫 피홈런을 내주는 난조 속에 본인이 이끈 타선의 지원에 힘입어 시즌 4승을 거뒀다.

오타니는 28일(이하 한국시각)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홈런 2방을 포함해 3안타와 2볼넷, 3사구를 내주며 5실점했다. 에인절스가 8대7로 승리해 오타니가 승리투수가 됐다.

오타니는 타석에서 2루타와 3루타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분풀이를 했다.

오타니가 3회말 적시 2루타를 날리고 힘차게 베이스를 돌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투수로 4승을 거둔 오타니는 평균자책점이 0.64에서 1.85로 나빠졌고, 탈삼진은 8개를 추가해 시즌 46개를 기록했다. 타자로는 타율 0.273(97타수 27안타), 6홈런, 17타점, 17득점, OPS 0.869를 마크했다.

오타니는 4회를 제외한 5개 이닝은 완벽했다. 4회에만 3점홈런과 2점홈런을 잇달아 허용하며 5실점했다. 93개의 공을 던진 오타니는 직구 구속이 최고 101.2마일, 평균 97.5마일을 찍었고, 주무기인 스위퍼는 42%인 39개를 던졌다.

오타니가 한 경기에서 5점 이상을 내준 것은 지난해 7월 23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6⅓이닝 2피홈런 6실점 패전) 이후 처음이다. 그리고 애틀랜타전 다음 경기인 7월 29일 텍사스 레인저스전부터 지난 22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까지 이어가던 17경기 연속 3실점 이하 투구도 멈춰섰다. 아울러 홈경기 25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도 깨졌다.

또한 오타니가 홈런을 맞은 것은 지난해 8월 22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 1회 선두타자 라일리 그린의 우중간 솔로포 이후 13경기 만이다. 즉 12경기 및 79이닝 연속 무피홈런 행진도 마감됐다. 한 경기 2피홈런은 지난해 7월 23일 애틀랜타전 이후 처음이다.

오타니가 1회 투구를 하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갑작스러운 붕괴였다.

오타니는 1~3회까지 9타자 연속 범타로 잠재웠다. 3이닝을 37개의 공으로 퍼펙트로 막아낸 것이다. 팀 타선은 3회말 오타니 본인의 선취 타점 2루타와 브랜던 드루리의 3점홈런 등으로 5점을 뽑아내 5-0의 여유있는 리드도 뒤따랐다.

하지만 4회초 선두타자 에스테우리 루이스를 사구로 내보낸 것이 화근이 됐다. 오타니가 원볼에서 2구째 82마일 스위퍼를 몸쪽으로 바짝 던졌는데, 번트를 자세를 취하고 있던 루이스가 배트를 빼는 과정에서 오른 손목을 맞았다.

루이스는 출루하자마자 코너 케이플 타석에서 2루를 훔쳐 오타니를 흔들었고, 오타니의 2구째 공이 케이플의 등 뒤로 빠져나가는 폭투가 되면서 무사 3루가 됐다. 오타니는 결국 풀카운트에서 케이플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브렌트 루커에게 우중간 스리런포를 얻어맞았다. 볼카운트 1B1S에서 던진 3구째 91마일 커터를 바깥쪽 낮은 스트라이크존으로 던진 것이 우타자 루커의 배트에 제대로 걸리면서 우측 펜스 꼭대기를 맞고 살짝 넘어갔다. 우익수 헌터 렌프로가 낙하지점을 정확히 판단해 점프했다면 잡을 수도 있었던 아쉬운 홈런이었다. 무려 249일 만의 피홈런.

오타니의 불안정한 투구는 이어졌다. 제이스 피터슨을 또 사구로 내보낸 오타니는 폭투 후 셰이 랑겔리어스에게 중월 투런홈런을 얻어맞았다. 들쭉날쭉한 제구로 볼카운트 3B1S에 몰린 뒤 5구째 던진 84마일이 살짝 가운데로 몰리면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포로 연결됐다. 오타니의 표정은 싸늘하게 상기됐다.

다음 타자 라이언 노다에게 우측 펜스를 원바운드로 넘어가는 2루타를 내준 오타니는 알레드미스 디아즈를 좌익수 플라이, 토니 켐프를 헛스윙 삼진, 타일러 웨이드의 볼넷 후 타순을 한 차례 돈 루이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겨우 이닝을 마쳤다. 4회에만 36개의 공을 던졌다.

그러나 오타니는 5회초를 또다시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제 모습을 찾았다. 이어 에인절스가 5회말 1사 만루서 렌히포의 밀어내기 볼넷, 지오 어셸라의 유격수 땅볼로 2점을 보태며 7-5로 다시 리드를 잡아 오타니가 승리 요건을 갖추는 순간이었다.

오타니는 6회를 1사구 무실점으로 넘기며 결국 6이닝을 채웠다.

오타니는 2점차로 앞선 6회말 2사후 우월 3루타를 때린 뒤 앤서니 렌던의 2루타로 홈을 밟아 쐐기 득점을 올렸다. 에인절스가 8회 2점을 허용했으니, 오타니의 마지막 득점이 결정적인 승리의 발판이 된 셈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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