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라우 “왕·여왕 주제로 한 아리아 다 모아… 그들의 영혼과 아픔 들려드릴게요”

이정우 기자 2023. 4. 2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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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속 '밤의 여왕의 아리아'는 소프라노 조수미가 불러 우리에게도 친숙한 곡이다.

'21세기 최고의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52)는 현존하는 최고의 '밤의 여왕'으로 꼽힌다.

최근 서면으로 만난 담라우에게 대표 캐릭터인 '밤의 여왕'의 의미부터 물었다.

하지만 담라우는 더 이상 '밤의 여왕의 아리아'를 부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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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최고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담라우 내달 6년만에 내한공연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속 ‘밤의 여왕의 아리아’는 소프라노 조수미가 불러 우리에게도 친숙한 곡이다. ‘21세기 최고의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52)는 현존하는 최고의 ‘밤의 여왕’으로 꼽힌다.

2008년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이 아리아를 부르지 않지만 절정의 고음과 기교, 연기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 담라우가 “마법 같은 순간, 기쁨, 깊은 감정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음악을 전하겠다”며 6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최근 서면으로 만난 담라우에게 대표 캐릭터인 ‘밤의 여왕’의 의미부터 물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백설공주의 못된 계모가 되고 싶었다”며 “그런 점에서 이미 준비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노래하고 연기하면서 여왕이 왜 그렇게 화를 내고, 못되게 굴었는지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담라우는 더 이상 ‘밤의 여왕의 아리아’를 부르지 않는다. “밤의 여왕은 인생에서 일정 기간만 맡을 수 있는 역할”이라는 그는 “목소리와 경력이 달라지면서 소화하는 역할도 변한다”고 말했다. ‘밤의 여왕’은 성대에 무리를 줄 정도로 고음의 향연을 벌이지만, 상대적으로 비중은 작은 역할이다.

담라우는 “벨칸토 오페라에서 아직 주요 역할을 맡을 수 있기에 극한의 도전적인 역할은 멈추고, 성악가로서 미래와 성장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1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오페라의 왕과 여왕들’ 공연에선 왕과 여왕을 테마로 로시니 ‘세미라미데’ 중 ‘아름답고 매혹적인 꽃’ 등의 오페라 아리아를 들려준다. 담라우는 “오직 여왕과 왕에 관해 노래하는 프로그램”이라며 “좋아하는 아리아를 모두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흥미로운 것은 왕관 뒤나 아래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며 “왕관의 화려함과 외로움 사이에서 그들의 영혼과 아픔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담라우는 이번 무대에 남편인 바리톤 니콜라 테스테와 함께 선다. 둘은 도니체티 ‘마리아 스투아르다’ 중 스투아르다와 탈보트의 레치타티보 듀엣곡 등을 들려준다. 그는 “무대 위에서 우리는 이야기와 캐릭터에 빠져든다”며 “기본적으로 서로 배려하고 상호 협력하는 관계라 남편과 공연하는 것은 언제나 기쁨”이라고 말했다.

담라우는 최근엔 모국인 오스트리아의 국민 작곡가 요한 슈트라우스의 오페라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다”며 “앞으로는 모국어로 노래하고 연기하며 기쁨을 선사하고 싶어 슈트라우스 레퍼토리에 더 중점을 두려 한다”고 설명했다. 담라우는 지난 2017년 내한 당시 앙코르곡으로 한국 가곡 ‘동심초’를 불러 기립 박수를 받았다. 이번에도 한국어 노래를 들려줄까. “공연하는 나라의 노래를 부르는 것은 멋진 시도라고 생각해요. 전 이런 도전을 사랑합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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