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나지만 한 발짝씩 더 멀리… 세계 넓혀가는 아이들[어린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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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하다'는 감정을 가장 많이 느끼는 나이는 언제일까.
"너는 아직 어려"라는 말을 어린이의 말로 번역한다면 "우리는 네 변화를 지금 감당해줄 수가 없어"라는 말로 들릴 수도 있다.
2023년 5월은 어린이날, 어린이의 선언을 시작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어린이는 물론, 어린이의 나 혼자 선언을 든든하게 지켜줘야 하는 어른들에게도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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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갈래
아나이스 보즐라드 지음│최윤정 옮김│바람의아이들
‘시시하다’는 감정을 가장 많이 느끼는 나이는 언제일까. 어쩌면 어린이 시절인지도 모른다. 바라는 것이 많아지고 시선은 어른 못지않게 먼 곳을 향하기도 한다. “너는 아직 어려”라는 말을 어린이의 말로 번역한다면 “우리는 네 변화를 지금 감당해줄 수가 없어”라는 말로 들릴 수도 있다. 작은 신발이 아파도 좀 견디라는 말처럼 이해가 안 될지도 모른다.
‘나 혼자 갈래’는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어린이의 시야와 포부를 이해하는 그림책이다. 방학을 해서 학교에 가지 않는 여름, 토끼 로랑은 그동안 하던 모든 놀이가 심드렁하다. 엄마 토끼는 울타리를 넘어가지 말고 밖에서 놀아보라고 권한다. 장난감을 내려놓고 나간 로랑은 말라죽은 달팽이를 만난다. 조금만 더 나가면 안 되냐고 묻고 엄마 토끼는 밤나무 아래까지만 다녀오라고 허락한다. 이렇게 시작된 로랑의 모험은 훌쩍 반경을 넓혀간다.
이 그림책은 어린 로랑의 도전을 다루면서도 망설임이 가득한 그의 내면을 놓치지 않는다. 용감하게 나아가다가도 “어쩌면 내가 다 큰 건 아닌지도 몰라”라며 두려워한다. 그러나 그냥 돌아가면 속상할 것 같아서 엄마에게 편지를 쓰고 기운을 내어 내일은 더 멀리 가보기로 한다. 혼자 하는 여행이 얼마나 외로운 것인지도 깨닫는다.
1973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아나이스 보즐라드는 17세가 되었을 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는 늑대, 해골, 악어 같은 어린이책에서 험상궂게 나오는 인물의 내면을 대담하게 그렸다. 그림은 더할 나위 없이 부드럽지만 서사에 담겨 있는 어린이의 목소리는 강렬하다. 2023년 5월은 어린이날, 어린이의 선언을 시작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어린이는 물론, 어린이의 나 혼자 선언을 든든하게 지켜줘야 하는 어른들에게도 이 책을 권한다. 44쪽, 1만7800원.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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