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시치미 뚝 송영길, 동문서답 이재명, '돈봉투 민주당' 뭐가 중한디?
돈봉투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갈피를 못 잡고 있습니다. 송영길 전 대표는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떼고 있고, 당 지도부는 자체 진상조사를 포기하고 말았죠. 송 전 대표는 개딸들의 환호를 받으며 개선장군 돌아오듯 입국했고, 당 일각에서는 송 전 대표를 '물욕이 없는 사람' 또는 '통큰 사람'으로 미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돈봉투 파문과 관련한 여론조사 2개를 살펴 보고 민주당 내 분위기를 점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여론에도 한가해 보이는 민주당
민주당의 돈봉투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 여론은 심상치 않아요. 쿠키뉴스가 데이터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돈봉투 의혹'에 대해 물은 결과 '심각한 문제'라는 대답이 69.6%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심각한 문제 아님' 23.6%, '잘모름·무응답' 6.8% 순입니다. 민주당의 대처에 대해서도 '실망' 응답이 64.4%, '실망스럽지 않다' 29.6%, '잘모름·무응답' 5.9%로 집계됐습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주)에 의뢰해 지난 24-25일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돈봉투에 연루된 의원들에 대해 물은 결과 '국회의원직 사퇴' 49.9%, '출당·제명 조치' 24.8%로 나타났습니다. '공개 사과로 마무리'와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각각 17.2%, 8.2% 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런 가운데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이 구술한 내용을 지인이 받아 적은 '이정근 노트'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더 흉흉해지고 있어요. 검찰이 확보한 노트는 A4용지 5 페이지 분량으로 현역 국회의원 14명을 비롯해 51명의 실명이 등장한다고 해요. 녹취록과 메모에 나온 내용이 서로 맞아떨어지면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가 될 수도 있어요.
박범계 의원은 25일 CBS뉴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만약에 녹취록의 증거능력이 인정되고 거기에 이정근 노트가 제시가 된다면 그건 가늠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 않는가"라고 밝혔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민주당의 대처는 느슨하고 한가해 보입니다. 돈봉투 전당대회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송 전 대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요. 그는 지난 12일 돈봉투 사건이 처음 불거졌을 때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개인적인 일탈"이라고 언급한데 이어 22일 파리 기자회견에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죠. 24일 인천공항에서는 '모르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이제 도착했으니 상황을 파악하겠다"고 즉답을 피했습니다.
송 전 대표의 탈당을 미화하고 치켜세우는 세력도 있습니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청빈까지 말하기는 거창하지만 물욕이 적은 사람임은 보증한다"고 밝혔고, 박지원 상임고문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역시 큰 그릇 송영길이다. 自生黨生했다"고 주장했어요.
하지만 여러 정황상 송 전 대표가 돈봉투 의혹에 연루됐을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이 전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에는 송 전 대표가 돈봉투에 대해 보고를 받고 "잘했다"고 격려한 내용, "돈을 많이 썼냐"고 묻는 내용 등이 담겨져 있어요. 돈봉투 의혹을 받고 있는 민주당 국회의원은 7인회 소속을 포함해 20여 명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죠. 줄소환 대상자들 입니다.
◇대책은 없고 프레임 씌우기 급급한 지도부
민주당 지도부는 거의 '무대책 상황'에 빠진 것 같습니다. 당초 자체 진상 조사를 한다고 했다가 하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죠. 이에 대해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송영길 전 대표가) 탈당했기 때문에 한숨을 돌린다고 한다면 그건 꼬리 자르기 아닌가. 탈당했다 하더라도 민주당의 문제로 그대로 남아 있는 건 변함이 없다"면서 "돈 봉투 사건의 진실은 뭔지 돈은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전했고 그 돈은 어떻게 모아졌는지 이런 것 들이 밝혀져야 되는데 하나도 안 밝혀졌다"고 말했죠.
이 시점에서 대의원 제도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도 뜬금 없습니다. 민주당 전체 당원 중 대의원은 1만 5000여 명으로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당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고 있죠.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1명의 표가 권리당원 60명의 표와 맞먹는다고 하니 표의 등가성에 맞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돈봉투 살포의 원인을 대의원 제도 탓으로 돌리는 것은 가당치가 않아 보입니다.
이재명 대표는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특별히 리더십을 보인게 없습니다. 이 대표 본인이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다 보니 추상같이 못하는 측면이 있는 듯 합니다. 이 대표는 고작 '돈봉투 지라시'에 거론되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전화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정도 입니다.
기자들의 질문에는 할말이 별로 없는지 국민의힘 전 의원들을 거론하면서 동문서답하는 작전을 쓰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 국회에서 '송 전 대표의 출국금치 조치'에 관한 질의에 "박순자 전 의원 수사는 어떻게 돼 가나. 관심이 없나"라고 말했으며, 이에 앞서 24일에는 기자들에게 "김현아 전 국민의힘 의원은 어떻게 돼 가고 있나. 모르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계산된 물타기나 '프레임 씌우기'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원욱 의원은 2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정치권의 오랜 병폐 중 하나가 프레임 전쟁"이라며 "우리의 잘못을 덮기 위해서 저쪽의 잘못을 들춰내고 프레임을 계속 갖다 붙이는 거다. 사실 그것이 굉장히 오랜 정치권의 관행이다"고 꼬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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