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두 얼굴의 사나이, 2피홈런 5실점 쑥스러운 4승→홈런 없는 힛 포더 사이클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한 이닝에 홈런 두 방을 허용하는 등 충격 부진을 보였다. 하지만 타자로서는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마운드에서의 부진을 만회했다.

오타니는 28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홈 4연전 4차전에 선발투수 겸 3번타자로 출전했다.

오타니는 지난 22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 이후 6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은 6이닝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5실점에 그쳤다.

경기 초반은 안정감을 보였다. 1회에는 9구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2회도 완벽했다. 제이스 피터슨-셰이 랭겔리어스를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보낸 뒤 라이언 노다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3회도 마찬가지. 알레디미스 디아즈-토니 켐프-타일러 웨이드를 상대로 삼진 2개를 곁들였다.

그런데 오타니는 5-0으로 앞선 4회 급격히 흔들렸다. 선두 루이즈를 사구로 출루시킨 뒤 2루 도루와 폭투로 순식간에 무사 3루 위기를 맞았다. 이후 코너 카펠의 볼넷으로 이어진 무사 1, 3루서 브렌트 루커에게 커터를 공략당해 3점홈런을 헌납했다. 올 시즌 첫 피홈런이었다.

오타니는 계속해서 흔들렸다. 후속 제이슨 피터슨을 다시 사구로 내보낸 가운데 폭투로 무사 2루를 자초했고, 셰이 랭겔리어스에게 동점 투런포까지 맞았다. 볼카운트 3-1에서 던진 스위퍼가 가운데로 몰렸다.

오타니는 이어 2사 1, 3루 득점권 위기에 처했지만 루이즈를 삼진으로 잡고 힘겹게 이닝을 끝냈다.

오타니가 한 경기서 홈런 두 방을 허용한 건 작년 7월 23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원정 이후 279일만이다.

팀이 7-5로 역전한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2사 후 사구로 주자를 내보냈으나 켐프를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오타니는 7회초 맷 무어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오타니의 평균자책점은 0.64에서 1.85로 급상승했다.

마운드에서는 부진했지만 타석에선 펄펄 날았다. 첫 타석부터 폭발했다.

1회말 2사에서 8구까지 가는 긴 승부를 펼쳤고, 상대 선발 JP 시어스의 스위퍼를 공략해 2루 쪽으로 타구를 보냈다. 속도는 느렸고, 오타니는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에는 실패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장타를 뽑아냈다. 3회말 1사 1, 3루에서 시어스의 93.5마일 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을 갈랐다. 1타점 2루타가 됐다. 계속된 2사 2, 3루에서 렌프로의 희생플라이, 드루리의 3점 홈런으로 에인절스가 5-0으로 앞서나갔다.

5-5로 맞선 5회말. 오타니는 선두타자로 나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에인절스는 이후 루이스 렝기포의 밀어내기 볼넷과 지오 우르셀라의 유격수 땅볼로 2점을 추가해 7-5 역전에 성공했다.

오타니는 6회말 2사에서 바뀐 투수 도밍고 아세베도의 초구를 공략해 우측으로 큰 타구를 만들었다. 펜스 앞에서 우익수가 잡지 못했고, 오타니는 3루까지 진루했다. 3루타. 이제 홈런만 치면 통산 두 번째 사이클링히트를 완성한다. 이후 렌던의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하지만 에인절스는 추격을 허용했다. 8회초 1사 1, 2루에서 디아즈의 실책으로 1실점했다. 이어 페레즈에게 적시타를 맞아 8-7 1점차까지 쫓겼다. 투수 포크까지 나오며 2, 3루 위기를 맞았지만 유격수 땅볼과 3루수 렌던의 호수비에 힘입어 리드를 지켜냈다.

오타니는 8회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다. 1사 1, 2루에서 리차드 러브레이디를 만났다.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외야로 타구를 보냈다. 홈런에 가까운 타구였다. 아쉽게 담장 앞에서 잡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오타니의 사이클링 히트 도전은 여기서 끝이 났다.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에인절스는 8-7로 승리, 3연승을 질주했다. 14승 12패를 마크했다.

[투수 오타니, 타자 오타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