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AMG 종합선물세트 열어보니
2023. 4. 28. 08:00
-한성자동차 AMG 익스피리언스 데이
-다양한 AMG 접하며 브랜드 특징 파악
한성자동차가 운영하는 AMG 서울에서 시승회를 열었다. 다양한 AMG 차를 비교하면서 주행할 수 있는 익스피리언스 데이를 진행한 것. 하루 종일 도심과 교외를 오가며 고성능차가 주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차급과 동력계를 불문하고 AMG가 가진 독보적인 정체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승은 4기통과 6기통, 8기통, 순수 전기까지 다양한 동력계로 구성한 AMG를 번갈아 타며 차의 특징을 경험하는 방식이었다. 총 5곳의 체크포인트 지점에서 운전자를 교체했고 모든 AMG를 드라이브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 시승 중에는 AMG 전문가인 AMG 세일즈 엑스퍼트들의 전문적인 설명을 더해 이해를 높였다.
▲전동화가 주는 특별함, AMG EQS 53
맨 처음 스티어링 휠을 잡은 차는 전동화 라인업이다. 기함급 제품에 속하는 EQS를 바탕으로 고출력 모터를 더하고 AMG 배지를 붙인 AMG EQS 53이 주인공이다. 물방울 모양의 곡선을 강조한 디자인과 55인치 하이퍼스크린, 각종 최신 기술로 무장한 고성능 BEV다. 도심 속에서의 느낌은 여느 전기차와 다르지 않다. 고요하고 부드럽게 질주하며 자극도 덜하다.
하지만 속도가 붙으면 상황이 다르다. 급하게 전기에너지를 쏟아붓는 차들과 달리 적절히 속도를 올리며 충분한 가속감을 제공한다. 움찔거리면서 언제든지 달려나갈 준비를 마친 모습이 사뭇 새롭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굵은 가상사운드와 함께 진가를 드러낸다. 가속페달에 발을 닿는 순간부터 폭발적인 펀치력을 보여준다. 고개가 뒤로 젖혀지고 몸이 시트 안쪽으로 깊게 파묻힌다.
무서울 정도의 가속감을 바탕으로 끝 없이 속도를 올린다. 주변 사물이 빠르게 사라지고 초점이 흐려지는 마법도 경험할 수 있다. 심지어 고속 안정성도 훌륭해 속도를 꾸준히 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계기판 속 숫자는 예상보다 훨씬 높게 찍혀있어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는다. 여러모로 이성의 끈을 단단히 붙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점은 승차감이다. 주행모드와 상관없이 안락한 승차감을 보여준다. 배터리무게로 묵직하게 누르며 진중한 움직임을 연출한다. AMG라고 해서 노면을 읽거나 적극적인 운전에 도움을 주는 성격은 아니다. S 배지가 주는 세그먼트 본분을 충실히 수행한 모습으로 평균값을 맞추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현실적인 고성능, AMG GT 43
도심을 벗어나 차를 바꿔 탔다. 이번에는 정통 내연기관 엔진을 품은 4도어 쿠페형 세단 AMG GT 43이다. 공격적인 앞모습과 유연한 차체, 긴 휠베이스, 완만하게 내려앉은 루프라인 등이 아름다운 고성능을 지향하는 차의 성격을 대변한다. 이와 함께 쿼드 배기 파이프와 날카로운 디퓨저, 사이드 스커트를 통해 AMG다운 매력을 강조한다.
일정 구간을 달리면서 조금씩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운전 모드는 총 6가지(슬리퍼리,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레이스, 인디비주얼) 중 스포츠 플러스로 뒀다. 스로틀 반응은 즉각적이고 rpm 바늘은 변속 패턴에 맞춰 널뛰기하듯 춤을 췄다. 최고출력 367마력은 언제든지 강력한 힘을 쏟아냈다. 높은 수치는 그대로 운전자를 강하게 자극한다. 가속이 이어질수록 짜릿함과 흥분은 배가 된다.
주행 감성을 높이는 또 하나의 요소는 소리다. 신형으로 오면서 전체적으로 소리가 커진 느낌을 받는다. 풍절음과 바닥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고 AMG 63에서 들었던 특유의 굵은 소리만 실내에 울려 퍼졌다. 또 코너에서는 차의 성격을 잊을 만큼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모터스포츠에서 영감을 얻은 전자제어 기술과 지능형 네바퀴굴림 시스템이 큰 역할을 한다.
교통량이 많은 곳에 들어와서는 주행 모드를 컴포트로 바꿨다. 상남자 성격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차분한 매너남으로 차는 자세를 고쳤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주는 부드러움과 자연스러운 발진 가속이 일품이다. 여기에 흐름에 맞춰 여유롭고 안락한 승차감은 덤이다. 차 한대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멀티플레이어 AMG가 분명하다.
▲펀카의 정석, AMG A 45
이후 고성능 콤팩트카 라인업인 AMG A 45로 갈아탔다. 차는 매콤한 배기음과 함께 신속한 스로틀 반응으로 시종일관 경쾌한 운전 재미를 제공했다. 작은 보닛 안에는 최고 387마력을 뿜어내는 직렬 4기통 2.0ℓ 싱글터보 엔진이 들어있다. 여기에 8단 DCT 변속기와 풀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이 맞물려 핫해치 완성도를 높였다.
작고 가벼운 차체에 하드코어 엔진을 얹은 결과는 놀라웠다. 강하게 튀어나가며 거친 성격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자세를 제어하는 능력은 상당하다. 역동적인 주행을 추구하는 만큼 하체는 제법 딱딱하다. 그러나 뒤끝 없이 충격을 거르는 모습에서 브랜드의 감성이 느껴진다. 달리기 실력을 확보한 만큼 제동력도 인상적이다. 속도를 줄이는 시간이 예상보다 짧다.
신형으로 오면서 상품성이 좋아진 실내는 운전하는 맛이 난다. 두툼한 스티어링 휠과 풀 디지털 계기판, 운전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구성이 마음에 든다. V8만큼의 사운드는 아니지만 중독성 강한 엔진음과 배기음도 운전 재미를 높이는 포인트다. 작은 차가 주는 즐거움을 몸소 경험할 수 있다.
▲변함없는 아이콘, AMG G 63
마지막 운전대를 잡은 차는 정통 SUV 원조를 자처하는 AMG G 63이다. 2억원이 훌쩍 넘는 가격을 자랑하지만 해마다 판매 기록을 경신하면서 한국 소비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외관은 각진 차체와 원형 헤드램프, 노출된 경첩, 트렁크 모습까지 정체성을 강조한 디자인이 G-클래스다운 면모를 풍긴다. 실내는 블랙 색상의 나파 가죽 시트와 AMG 매트 카본 파이버 트림을 장착해 특별함을 더했다. 조수석 전면의 손잡이와 크롬으로 강조한 디퍼렌셜 록 조절 스위치는 AMG G 63만의 상징이다.
엔진은 V8 4.0ℓ 바이터보를 얹고 AMG 스피드시프트 TCT 9단 변속기와 AMG 퍼포먼스 4매틱 4륜구동 시스템을 조합했다. 최고 585마력과 최대 86.6㎏∙m의 힘을 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4.5초가 걸린다. 스로틀을 열면 우렁찬 사운드와 함께 거침없이 질주한다. 에어로 다이내믹과 거리가 먼 모습이지만 그럼에도 직진 가속 능력은 수준급이다. 속 시원하게 속도를 올리고 스트레스 없는 주행이 가능하다.
AMG G클래스 최초로 탑재한 다이내믹 셀렉트와 새로 개발한 AMG 라이드 컨트롤 서스펜션은 물건이다. 다섯 가지의 온로드 모드와 세 가지 오프로드 모드가 있는데 각 상황에 맞춰서 최적의 승차감을 구현해낸다. 도로 위 굴곡을 의연하게 거르며 탑승자 모두에게 기분 좋은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 네모 반듯한 보닛과 내려다보는 시야, 바짝 치켜 올린 A필러 등 감성을 극대화시키는 요소들만 보더라도 G 63은 충분히 매력적인 차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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