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만 민간기업 된 대우조선···인력충원·재무개선 최우선 과제로 [biz-플러스]

박호현 기자 2023. 4. 28.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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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대우조선해양 최종 인수
김승연 회장 인수 시도 15년만에
장남 김동관 부회장 2조에 성사시켜
대우조선, 2년간 누적 적자 3.4조
부채율 1542%···경영정상화 급선무
10년새 5000명 떠나 인력확보 시급
강성노조와 새로운 관계정립도 관건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서울경제]

대우조선해양(042660)을 최종 인수한 한화그룹에게 인력확보, 경영 효율화, 노조 관계 개선 등 과제가 주어졌다. 한국판 ‘록히드마틴’으로 육해공 종합 방산 기업이라는 퍼즐이 완성되면서 한화 입장에서는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는 시점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008년 대우조선해양을 6조 원에 인수하려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져 무산된 지 15년 만에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2조 원에 대우조선해양을 품었다.

조선 산업의 전체 인력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인력 이탈은 경쟁사인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보다 더 심각하다. 한화의 인수로 부채가 대거 낮아지겠지만 여전히 400%가 넘는 부채비율도 부담이다. 5000명에 달하는 대우조선해양의 강성 노조와 관계를 새로 정립하는 것도 큰 과제다.

◇인수 맞춰 인력 확보 본격 시작···최고 대우할까=27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다음 달 13일까지 신입·경력 공개 채용을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인수 업무협약을 밝힌 후 처음 이뤄지는 공개 채용이다. 공식 인수 전에는 사실상 채용이 전면 중단된 상태였다. 경쟁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만 공채를 두 번 진행하면서 한화의 공식 인수 전에 선제적으로 인력을 확보하기도 했다.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조선 3사 중에서도 대우조선해양의 인력 이탈이 특히 심하다. 한화 인수 전까지만 해도 조선업 불황에 인력들이 대거 떠났고 인수 과정에서도 경쟁사들의 선제적인 인력 확보로 설계·생산직 모두 부족하다. 지난해 160명이 넘는 직원들이 HD현대·삼성중공업 등 경쟁사로 이직하며 경쟁력이 상당히 떨어졌다.

한화 관계자는 “인수 과정 속에서 실무의 주축인 대리·과장급과 특수선 설계 인력의 유출이 특히 심하다는 것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10년 전 대우조선해양의 임직원 수는 1만 3000명이었지만 지난해 말 기준 8300명으로 5000명 감소했다. 외주 협력사와 생산 인력도 매우 부족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야드에는 현재 외주 협력사 부족 문제로 블록들이 가득 차 처리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1분기 적자 전망···시급한 경영 정상화=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542%였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조 6136억 원으로 2년 연속 조 단위 적자를 기록했다. 2년 누적 적자는 3조 4000억 원에 달한다. 한화의 2조 원에 달하는 유상증자 대금이 납입되면 부채비율은 400%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 또한 높다.

적자가 워낙 심하다 보니 수주도 쉽지 않다. 조선사들은 수주를 받고 2~3년 뒤 선박 인도 시점에 대부분 자금을 받는 ‘헤비테일’ 방식을 쓴다. 선박을 막 짓기 시작할 때는 자기 자금이나 차입을 해야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적자가 워낙 심해 수주 자체를 줄여야 한다.

2021년께 시작된 조선 호황에 올해 1분기부터 주요 조선사들이 분기 흑자로 전환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1분기 영업이익 196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22분기 만의 흑자다. HD한국조선해양도 585억 원의 영업이익을 보이며 3분기 연속 흑자 행진으로 대우조선해양을 따돌리고 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1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것이 유력하다. 대우조선해양의 올 1분기 수주는 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 줄었다. 경쟁사들은 모두 4월 현재 올해 목표 수주액을 초과한 상황으로 수주 호황기 때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조합원만 5000명···강성 노조 상대도 과제=조선 업계 특유의 강성 노조를 상대해야 하는 숙제도 있다. 한화그룹 내 노조는 석유화학·금융·레저·유통 계열사들이 중심이다. 제조업 노조는 금속노조 산하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조 정도인데 규모가 크지 않다.

금속노조 대우조선해양 지회 소속 조합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4800명 정도다. 한화그룹 입장에서는 계열사 중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7월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는 임금 인상 등 요구안을 관철하기 위해 옥포조선소 1도크를 점거하면서 51일간 일부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조건으로 고용 보장과 단체 협약 승계 등에 대해 합의하며 노조와 우호적 관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수 이후 처우도 대폭 개선할 것을 약속하면서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당장은 한화에 호의적인 분위기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산업은행 체제 아래에서 21년간 있었던 대우조선해양의 문화를 한화가 어떻게 바꾸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또 한화가 조선업을 처음하는 만큼 조선 산업 특유의 문화에도 조속히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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