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급 없어서 못산다…알짜기업엔 조단위 뭉칫돈

안혜신 2023. 4. 28.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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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3년04월28일 06시25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금리 인하가 늦춰지면서 역캐리(국고채 금리가 투자금 조달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 상태 장기화로 크레딧 수요가 몰린데다 5월 회사채 시장 비수기를 앞두고 AA급 우량채 '막차 타기'를 노리는 수요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AA급 우량채를 중심으로 1~2월 연초효과가 사라졌음에도 여전한 회사채 시장의 수요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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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HL만도 등 1조원 넘는 수요 몰려
기준금리 인하 미뤄지며 역캐리 현상 장기화
5월 비수기에도 다양한 신용등급 회사채 발행 예정
이 기사는 2023년04월28일 06시25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회사채 시장에 연초효과가 사라져도 조단위 뭉칫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금리 인하가 늦춰지면서 역캐리(국고채 금리가 투자금 조달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 상태 장기화로 크레딧 수요가 몰린데다 5월 회사채 시장 비수기를 앞두고 AA급 우량채 ‘막차 타기’를 노리는 수요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 영향에 A급 중에서도 ‘알짜’ 기업을 위주로 수요가 넘치는 모습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한 자금 규모는 총 17조8355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뜨거웠던 분위기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견조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1~3월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한 자금은 총 86조864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기록했던 27조7000억원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지난주 현대백화점(069960)(AA+) 3년물에는 1300억원 모집에 1조1800억원, HL만도(204320)(AA-) 3년물 1000억원 모집에는 1조150억원 등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모이기도 했다. AA급 우량채를 중심으로 1~2월 연초효과가 사라졌음에도 여전한 회사채 시장의 수요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출처: 게티이미지스
이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채권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옅어진 데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여전하지만 실질적인 인하가 늦어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3.5%)를 밑도는 등 회사채 금리 매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미국 SVB 파산 가능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우려가 컸지만 위기가 추가로 확산하지 않았다”면서 “이후 투자 심리가 안정됐고, 국채가 좁은 밴드에서 움직이면서 차익을 내기 쉽지 않아진 만큼 크레딧 캐리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A급 이하 비우량채도 자금 조달이 수월해진 상태다. 이번주 수요예측을 진행한 평택에너지서비스(A)와 현대일렉트릭(267260)(A-)은 모집 규모의 6~7배가 넘는 주문을 받아내면서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두 곳 모두 증액 후에도 민평 금리 보다 낮은 수준에 발행(언더)을 확정지었다.

회사채 시장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역캐리 상황이 쉽게 해소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가 이를 풀 수 있는 열쇠인 기준금리 인하도 당분간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금리가 인하되면서 기준금리 아래로 내려간 주요 금리 역전이 풀려야하는데 시장 기대와 다르게 인하 사이클 진입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분위기”라면서 “이런 분위기에서 크레딧 캐리로 수요가 몰릴 수 있고, 결국 채권 수요가 약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회사채 발행 전통적인 비수기인 5월에도 A급 이하 비우량채 발행은 물론, AA급 우량채 중 일부도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당장 한솔테크닉스(004710)(BBB+)를 비롯해 현대건설(000720)기계(A-), 삼천리(004690)(AA+) 등 다양한 등급의 회사채 발행이 5월 들어서 예정돼 있다.

안혜신 (ahnh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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