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코미디언, 젤렌스키 사칭해 파월 연준 의장과 통화... 메르켈·부시와도 접촉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사칭한 러시아 코미디언과 직접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사칭한 이들은 러시아 2인조 코미디언인 블라디미르 쿠즈네초프, 알렉세이 스톨랴로프로 이들은 앞서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조시 W.부시 전 미국 대통령 등과도 통화했다. 지난 3월엔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경제 지도자로 타깃을 옮겼다.

2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방송은 이날 파월 의장과 러시아 2인조 코미디언이 통화한 발췌본을 방영했다. 해당 영상에는 파월 의장이 화상 통화를 통해 미국과 세계 경제에 관한 질문에 답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파월 의장은 급속한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가능성을 포함해 미국 경제가 직면한 도전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1년 동안의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으나, 물가 상승을 늦추기 위해선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월 의장이 내놓은 답변은 그가 공개석상에서 내놓은 발언과 일치한다.

연준 대변인은 “파월 의장이 지난 1월 자신을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 사칭한 누군가와 대화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인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화기애애한 대화였다”며 “민감하거나 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준은 러시아 국영 방송이 공개한 영상이 편집된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정확성은 확인할 수 없다”며 “법 집행 당국에 회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