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사상 최대 손실’ 시장은 반겼다...주가 6% 상승 왜?

이상덕 특파원(asiris27@mk.co.kr) 2023. 4. 28.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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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매출 36% 감소한 117억달러
순이익은 28억달러로 적자 전환
“PC 수요 감소에 반도체 재고 쌓여”
어느 정도 예상된 실적…칩 윈터 끝나가나
시간 외 거래에서 5.19% 상승 기대감
팻 겔싱어 인텔 CEO
미국의 대표적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분기 기준으로 4조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손실을 기록했다. PC 수요가 줄어들고 반도체 재고가 쌓이면서 판매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텔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실적 악화를 어느 정도 예상했던데다, 반도체 재고가 조만간 소진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27일(현지 시각) 인텔은 ‘2023년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액이 117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184억달러에서 36%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일반회계기준(GAAP) 기준으로 매출 원가를 뺀 뒤 매출에서 얻어지는 이익 비율을 뜻하는 매출총이익률은 같은 기간 50.4%에서 34.2%로 16.2%포인트 감소했다. 또 순이익은 81억달러 흑자에서 28억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주당순이익(EPS)은 0.21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애초 투자분석가의 시장 전망치보다 매출은 웃돌았고 주당순이익은 못 미쳤다. 앞서 투자분석가들은 1분기 매출 전망 평균치를 110억4300만달러, 주당순이익을 0.15달러 적자로 내다본 바 있다.

인텔이 큰 타격을 입은 까닭은 팬데믹이 끝나면서 IT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고 이에 따라 반도체가 덜 팔렸기 때문이다. 인터내셔널 데이터 코퍼레이션(International Data Corp)에 따르면 인텔 매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PC 출하량은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로 29% 감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비자들은 코로나 초기에 전자 제품을 대량 구입했다”면서 “하지만 사람들이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오면서 상황이 역전됐다”고 설명했다.

인텔 2023년 1분기 실적
반도체 재고가 늘어나면서 데이터센터의 칩 수요도 감소했다. 인텔 테이터 센터 사업부의 매출액은 전년 같은 분기보다 39% 줄어든 37억달러를 기록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클라우드 사업은 여전히 약세를 보인다”면서 “서버와 네트워킹 시장이 아직 바닥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PC 수요 둔화와 반도체 재고 증가로 타격을 받은 셈이다. 인텔이 분기 기준으로 순이익이 손실로 전환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며 역대 최악의 수준이다. 2017년 4분기 6억8700만달러 손실보다 4배 더 큰 손실이다. 이에 반해 인텔은 자율 주행 계열인 모빌아이(Mobileye)는 매출액이 16% 성장한 4억58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인텔도 이 같은 매출 둔화를 어느 정도 직감했다. 애초 인텔은 1분기 매출액을 115억~125억달러로 추산했다.

이 같은 타격을 예상해 인텔은 허리띠를 졸라맨 상태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025년까지 연간 최대 100억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다만 인텔은 반도체 산업이 슬럼프에서 서서히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겔싱어 CEO는 “우리가 예상했던 대로 재고 조정이 크게 진행되면서 PC 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CFO는 “1분기 재고는 상당히 의미 있는 수준으로 소진이 됐다”면서 “2분기에는 재고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기 전에 약간의 감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경쟁에서의 생존이다. 인텔은 앞으로 AMD와 엔비디아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AMD는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 진출하면서 인텔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고 있으며, 엔비디아는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또 인텔은 반도체 위탁 설계인 파운드리에 사활을 걸면서 대만의 TSMC 한국의 삼성전자와도 경쟁 관계를 형성했다.

인텔 2023년 1분기 실적
인텔은 겔싱어 CEO가 취임한 이래 파운드리에 큰 투자를 하면서 2026년까지 세계 주요 파운드리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캐나다의 브룩필드 애셋 매니지먼트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300억달러를 투자해 애리조나에 칩 공장을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또 반도체 설계전문 회사 암(Arm)과 손을 잡아 인텔의 18옹스트롬(1.8나노미터 수준, 10억분의 1.8m) 공정을 활용해 모바일 기기용 반도체 시스템온칩(SoC)을 생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인텔은 2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 매출 117억4900만달러, 주당순이익 0.015달러를 제시했다.

겔싱어 CEO는 “CEO로서 3년 차에 들어서면서 투자자들은 인텔 주가가 바닥을 쳤는지 궁금해하고 있다”면서 “인텔 주가는 2023년 현재까지 9% 이상 상승했지만 지난해 이맘때보다는 35% 이상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프로세스, 제품, 비용, 지도력을 재정립했고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남아 있다”면서 “분기마다 계속해서 (이를 달성한) 증거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실적 발표에 투자자들은 조만간 반도체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기대했다. 인텔 주가는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2.79% 상승해 29.86달러를 기록했다. 또 미국 서부시각 오후 2시40분 현재 시간외 거래에서 5.19%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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