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바퀴, KBO리그 순위쟁탈전 5월이 진짜다[SS 포커스]

장강훈 2023. 4. 28.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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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스틴이 2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SSG와 경기 1회말 2사3루 1타점 좌전안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시즌 초반 부상자가 많고 베테랑의 경기력이 100%가 아니기 때문에 현재 전력이 완성형으로 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래서 KBO리그 각 팀 사령탑은 “그래도 한바퀴는 돌아야 계산이 선다”고 입을 모은다. 한 바퀴는 모든 팀과 대결하는 것을 말한다. 여전히 탐색전 상황이지만, 이번 주말 3연전이 끝나면, 9개팀을 한 번씩 다 만나게 된다.

아직까지 순위표는 혼돈이다. SSG와 LG가 치열한 선두경쟁(26일 현재) 중이고, 그 뒤를 롯데와 두산이 따르고 있다. 선두권 전력으로 평가받지 못한 롯데, 두산의 약진은 고무적이다. 지난주 선두로 올라섰던 NC와 승률 5할을 웃돌던 KT는 살짝 주춤하고, 키움과 KIA는 반등기미를 보인다.

한화 문동주(왼쪽)와 김서현. 제공 | 한화 이글스


스토브리그에서 프리에이전트(FA) 채은성을 영입하는 등 공격적으로 선수를 보강한 한화는 외국인 투수 이탈과 외국인 타자 부진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또 최하위로 떨어졌다. 그렇더라도 시즌내내 팀마다 상승과 하락기류가 오고가기 때문에 현재 순위표가 시즌 종료까지 갈 것으로 생각하는 야구인과 팬은 없다.

시즌 초반이지만, 부상 선수 적신호는 두렵다. 아픈 선수가 너무 많은 시즌이다. KT는 황재균 김민수 등 투타 주력이 부상 중이다. 두산은 외국인 투수 한 명 없이 개막 한달을 보냈고, KIA도 주포 나성범과 주전 3루수 김도영이 전열에서 이탈했다. 악전고투 중에 27일 삼성 내야수 이원석과 키움 투수 김태훈이 유니폼을 바꿔입는 트레이드도 단행했다. 기대를 밑도는 팀밸런스에 트레이드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두 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KT 위즈 선발투수 조이현(가운데)이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 3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시즌 초반 부상자 속출과 팀 밸런스 저하에 각팀 사령탑도 당황스럽다. 2020년 이후 3년 만에 해외 전지훈련을 치렀고, 팀마다 “만족할 만한 스프링캠프를 소화했다”고 입을 모았지만 경기력은 기대이하다.

“한 바퀴는 돌아야한다”고 강조하는 건, 어떤 의미에서는 ‘해줄 선수가 해줘야 승리를 따낼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과 동의어다. 실제로 김현수 등 해줄 선수가 자기 몫을 하는 LG나 베테랑이 요소요소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는 롯데 등은 고공비행 중이다. KBO리그는 주전, 비주전의 실력차가 크기 때문에 베테랑과 주전급이 제 몫을 해야 성적을 낼 수 있는 구조다.

롯데 김민석(오른쪽).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KT 이강철 감독은 “5월 중순이면 부상자들이 모두 돌아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부상자가 가세한 뒤 경기력을 끌어올리기까지 일주일가량 걸린다는 것을 고려하면, 5월 하순이나 돼야 전열을 정비할 수 있다는 의미. 두산 이승엽 감독 역시 “딜런 파일이 경기력을 회복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으면, 마운드 운용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각 팀 사령탑은 기다리는 선수가 있으니 버티다보면 상승기류를 탈 수 있다는 희망으로 잔인한 4월을 보내고 있다.

버티는 것은 다른 팀의 움직임을 들여다본다는 뜻도 포함한다. 한 번씩 대결하면, 상대팀 색깔이나 선수구성 등을 가늠하게 된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을 위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고, 선발 로테이션 조정 등으로 피해갈 때를 전략적으로 가리게 된다. 또한 힘대 힘으로 붙을 판단의 근거도 마련한다. 각팀 사령탑은 늘 입버릇처럼 “시즌은 길지만, 긴 계획을 세우기보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것만 신경쓴다”고 하지만, 실제 이런 감독은 없다.

키움 선수들이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KT위즈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마운드에서 자축하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어린이날을 기점으로 각팀 베테랑의 경기력이 100% 수준으로 상승하는 점은 5월의 기대요소다. 이른바 슬로 스타터로 불리는 베테랑들이 개막 첫 30경기 가량 소화하면 거짓말처럼 제 기량을 회복하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젊은 선수들의 체력이 소진되는 여름레이스에 대비해 승수쌓기를 시작하는 팀이 등장한다.

본격적인 순위경쟁은 5월 싸움을 봐야 가늠할 수 있다는 뜻이다. KBO리그는 이제 막 예열을 끝냈다. 한번씩 샅바싸움을 한 4월이 지나가고 5월의 진짜 승부가 다가온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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