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내각’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람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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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런 공간이 있다.
대선 6개월 전부터 국회 보좌관, 지방의회 의원, 스타트업 관계자, 기자, 회사원 등이 모여 얘기를 나눈다.
"섀도우캐비닛을 시작하고 틈날 때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이 내각 구성 풀이고 잠재적인 리더 그룹이라고 얘기했다. 올해로 섀도우캐비닛이 4년 차가 되었다. 앞으로도 공적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토론하고 경쟁하는 판을 적극적으로 기획하고 조직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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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런 공간이 있다. 대선 6개월 전부터 국회 보좌관, 지방의회 의원, 스타트업 관계자, 기자, 회사원 등이 모여 얘기를 나눈다. ‘우리는 어떤 정부를 원하고 또 어떤 정부를 만들 것인가.’ 특정 후보의 대선 캠프가 아니다. 정치 스타트업 ‘섀도우캐비닛’이 펼친 장이다. 섀도우캐비닛은 야당에서 정권을 잡는 때를 대비해 미리 구성해둔 예비 내각을 말한다. 섀도우캐비닛 김경미 공동대표(46)는 ‘미래의 내각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이름을 가져왔다고 했다.
김 대표는 ‘별정직 공무원’이었다. ‘어공(어쩌다 공무원)’이라고 불리는 자리다. 2015년부터 1년6개월간 서울시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부터 2년간 청와대 인사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했다. 서울시와 청와대, 그다음 행보가 섀도우캐비닛 설립이다. 서울시와 청와대에서 일하며 별정직 공무원들이 관료들을 이끌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느꼈다. 부처 공무원들은 이미 훈련과 네트워킹이 되어 있는데, 별정직 공무원들은 임명되면 그때 막 업무를 알아가는 수준이었다.
“리더가 국정 운영이라는 배의 최종 방향을 제시하면 관료는 그 배를 움직이는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다. 관료와 달리 별정직이 왜 필요할까. 별정직은 리더가 결정한 방향으로 배를 돌릴 수 있도록 파도의 흐름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별정직은 사회 여러 분야의 의견을 조율하고, 시민들을 조직하고, 여론을 만드는 능력이 필요하다.”
별정직 공무원들의 중요한 공적 경험이 선거 출마 등 사적인 자산으로만 이어지는 것도 아쉬웠다. 정부 부처 인사과는 어떻게 공무원들의 역량을 강화해서 부처의 핵심 자원이 되게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공무원 개인의 성장은 결국 공적 자산으로 남았다. 별정직 공무원들의 행정 경험은 쌓이거나 전수되지 않아 다음 사람이 오면 같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원래 정당이 해야 할 역할인데, 하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를 나와서 기성세대 정치인들의 스태프로 더 일하기보다 뒤에 올 친구들에게 내가 겪은 경험을 나누는 게 더 빨리 사회의 변화를 만드는 일이라고 판단했다.”
섀도우캐비닛은 ‘세상을 바꾸고 싶은 정치 커뮤니티’ ‘커뮤니티 기반 전략 컨설팅 그룹’을 표방한다. 초창기 김 대표의 구상은 정치 공론장이었다. 멤버십 프로그램 ‘월간 섀도우캐비닛’을 꾸려 ‘섀캐 피플’을 모았다. 공공영역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들 사이에 활발한 토론을 해보자는 목적이었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 이후 단체의 목표가 바뀌었다. “행정과 입법, 정치의 공백 상태가 생명과 안전의 위협과 연결되는 경험을 하면서” 행정이나 입법 영역에서 손이 닿는 사람들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12월 ‘지방의원 역량강화 워크숍’을 시작했다. 워크숍에서 의정활동 사례와 함께, 의제별 각 지방정부의 역할을 살피고 이후 실제 질의·감시로 이어졌다. “섀도우캐비닛을 시작하고 틈날 때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이 내각 구성 풀이고 잠재적인 리더 그룹이라고 얘기했다. 올해로 섀도우캐비닛이 4년 차가 되었다. 앞으로도 공적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토론하고 경쟁하는 판을 적극적으로 기획하고 조직해보고 싶다.”
이은기 기자 yieu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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