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둘만 살아나면 돼" 피렐라의 한 마디, 캡틴을 깨웠다
[마이데일리 = 대구 심혜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 캡틴 오재일이 역전 그랜드슬램을 작렬시키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호세 피렐라의 의기투합도 힘이 됐다.
오재일은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5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7회 말 승부를 뒤집는 만루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7-6 승리를 이끌었다.
3-6으로 끌려가던 7회 2사 만루 상황서 타석에 들어선 오재일은 지난해 신인왕 출신 정철원의 148km/h짜리 직구를 퍼올려 만루홈런으로 연결했다. 분위기는 단번에 삼성 쪽으로 넘어왔고, 삼성은 우완 이승현과 김태훈 필승조를 투입해 대역전승으로 경기를 매조지었다.
경기 후 만난 오재일은 “유리한 카운트(3B-1S)였고, 무조건 직구가 올 타이밍이었다. 실투가 오면서 홈런으로 이어진 것 같다. 넘어갈 줄 알았는데 오랜만에 친 홈런이라 기쁘다”라고 이날 홈런을 돌아봤다.
오재일은 이날 경기 전까지 20경기 타율 0.176으로 부진을 겪었다. 이날 첫 세 타석에서도 볼넷 1개, 삼진 2개로 물러나면서 고전했다. 세 번째 타석에선 땅에 꽂히는 바운드볼에 무기력하게 배트를 휘두르며 좋지 않은 타격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앞서 찬스를 살리지 못해 동료들에게 무척 미안했다. '이번에는 내가 꼭 해결해보자'고 생각했는데 좋은 타구가 나왔다"며 "미안한 마음을 조금 덜 수 있을 듯하다"고 웃어보였다.
경기 전 피렐라는 오재일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 오재일은 "하도 타격이 안 되니 미리 나와서 훈련한다. 피렐라도 연습 많이 하고 있다"며 "피렐라가 '이제 우리 둘만 살아나면 된다. 둘 다 칠 때 됐다'고 계속 얘기해줬다.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피렐라가 홈런(3회 2점포) 치는 걸 보고 부러웠는데 나도 치니 피렐라가 진심으로 좋아해 주더라. 무척 기뻤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제 시작이다. 이날 홈런으로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면 된다.
오재일은 "그래도 중요한 순간 안타가 하나씩 나오고 있다. 올라올 때가 된 것 같다"며 "좋은 타구를 만들었으니 점점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오재일. 사진=마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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