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에서 온 편지]'항공우주강국' 이탈리아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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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로마제국, 중세 카톨릭 및 르네상스의 중심지로서 서양문명의 요람이며, 찬란한 문화유산, 아름다운 자연, 최고의 패션과 음식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매력들 뒤편에 이탈리아가 주요 7개국(G7) 일원으로 독일에 이어 유럽 제2의 제조업 강국이며 국제우주정거장 시설의 절반 정도를 제조·공급한 항공우주 선진국이라는 사실은 덜 알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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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등 첨단산업에서도 높은 경쟁력
내년 수교 140주년…우수 산업클러스터 발굴 노력
실제로 21명의 이탈리아 출신 노벨상 수상자 대부분이 물리학·화학·의학 분야에서 배출된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자동차·화학·기계 등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항공우주·로봇·방산·바이오·수소에너지 등 첨단산업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필자는 지난해 3월 이탈리아 주재 대사로 부임한 이래, 이탈리아의 산업 원동력으로 알려진 산업 클러스터 현장을 직접 방문해 국내에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우리와는 달리 오랜 전통을 가진 중소기업이 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이탈리아 중세 도시국가 시절 수공예 공방들이 대를 이어 계승되면서 오늘날의 중소기업으로 발전했다. 소규모에서 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동종 업종의 공방들을 중심으로 특정 지역에 모여들어 자생적으로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했다. 이탈리아 기업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이 산업 클러스터가 보유한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여 경제발전을 견인해 왔다. 현재 이탈리아 전역에 144개의 산업 클러스터가 분포해 있고, 섬유·의류, 자동차, 항공우주, 기계, 의약품 등이 대표적이다.
필자는 지금까지 풀리아주, 라치오주 및 피에몬테주의 항공우주 클러스터, 제노바시의 로봇연구 클러스터와 항만 클러스터, 모데나시의 자동차 클러스터, 롬바르디아주의 공작기계 클러스터 등을 방문했다. 그중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본 곳은 항공우주 클러스터이다. 이탈리아는 구소련,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다. 한국과 정찰위성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인 이탈리아 회사를 방문했는데, 우리가 추진 중인 우주항공 프로젝트 전반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위성 개발 프로젝트를 위해 파견된 우리 직원들을 만나보니 이탈리아가 원천기술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기술 전수에도 적극적이라고 한다. 인정이 많고 가족을 중시하는 이탈리아의 국민성도 우리와 비슷해, 우리나라가 우주청을 신설하고 우주항공 시대를 본격화하는 데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내년은 우리나라와 이탈리아가 수교를 맺은 지 140주년이 되는 해이다. 2018년에 양국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고,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교역은 130억불을 넘어섰으며, 팬데믹 직전까지 연간 100만명 이상의 한국인이 이탈리아를 방문하는 등 한국과 이탈리아는 최상의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오고 있다.
우리 대사관은 수교 140주년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자 한다. 지난 3월 김진표 국회의장의 이탈리아 방문으로 다시 재개된 고위급 교류 확대와 더불어 최근 이탈리아 내에서도 부쩍 눈에 띄게 증가된 한류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켜 나갈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무엇보다 새로운 경제안보 시대에 우리 산업과 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항공우주 분야와 같은 우수 산업클러스터 발굴 노력을 계속해 가고자 한다. 우리 기업들도 이탈리아의 또 다른 얼굴인 산업클러스터에 관심을 두고 협력 기회를 모색해 나가길 기대한다.
권오석 (kwon032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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