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오승환도 이젠..." 사령탑의 걱정, 그래서 더 반갑다 '자신만만' 뉴클로저 [대구★]

대구=안호근 기자 2023. 4. 2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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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대구=안호근 기자]
삼성 김태훈이 27일 두산전 트레이드 직후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천하의 오승환도 이제 조금 표정에서 자신감이 떨어진 게 보이더라고요."

리그 타율 4위, 출루율 1위 타자를 보낸 이유다. 한국을 대표하는 클로저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우려를 나타냈다. 불펜 보강을 위해 출혈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삼성은 27일 이원석(37)을 키움 히어로즈로 보내고 내년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까지 내주면서 불펜 자원 우투수 김태훈(31)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김태훈은 2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서 9회초 7-6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승리를 지켜내며 시즌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이날 경기 전부터 김태훈에게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원석의 명성과 올 시즌 활약 등으로 인해 키움이 이득을 본 트레이드라는 평가가 나왔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이원석이 아깝지만 불펜 보강에 초점을 맞췄다"며 "서비스 타임에서도 차이가 많이 난다. 물론 신인 지명권도 아깝다. 그런데 아까운 걸 잃지 않으려고 하면 우리가 얻고 싶은 선수를 누가 주겠나"라고 말했다.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의 난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6시즌을 해외리그에서 활약하고도 오승환은 KBO리그 통산 374세이브로 이 부문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구원왕을 6차례나 차지했고 지난 시즌에도 31세이브를 수확했다.

그러나 올 시즌 크게 흔들렸다. 10경기에서 1승 1패 4세이브 2홀드를 기록했는데 블론세이브가 2차례나 됐고 평균자책점(ERA)은 4.50으로 실망스러웠다. 피안타율이 0.310, 이닝당 주자허용(WHIP)은 1.80에 달했다. 결국 박진만 감독은 임시 마무리로 좌완 이승현을 낙점했지만 필승조에 안정감을 더할 필요가 있었고 일주일 간 논의 끝에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트레이드 직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아 취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태훈. /사진=뉴스1
박진만 감독은 경기 전 "천하의 오승환도 이제 조금 이제 표정에서 자신감이 떨어진 게 보이더라. 빨리 자기 페이스를 찾고 팀 최고참으로서 해줘야 되는 역할도 있다"며 "우리 불팬에 고참들도 있지만 젊은 선수들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최고참으로서, 또 벤치에서 해줄 몫이 있다. 빨리 자기 페이스를 좀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불펜에 보강이 절실했고 김태훈을 데려왔다.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은 엔트리에 김태훈을 곧바로 포함시키며 "왔다 갔다하면서 심리적으로 조금 힘들 수 있다. 하루 정도 쉬어서 갈지 아니면 조금이나마 편한 상황에서 활용을 할지 조금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유가 없었다. 7회말 오재일의 역전 만루홈런이 터져나온 뒤 1점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새로운 마무리 왼손 이승현을 8회에 조기 투입했고 9회 결국 김태훈을 불러올렸다. 김태훈은 공격적인 투구로 승부를 펼치며 허경민-송승환-조수행을 깔끔히 삼자범퇴로 잡아내고 세이브를 수확했다.

돋보이는 건 자신감이다. 오승환에게 떨어져 있었다던 그 자신감이 김태훈에겐 넘쳤다. 경기 전 "일단 나가라고 하면 무조건 나가야 된다. 잘 던질 자신도 있다"던 김태훈은 자신의 말대로 팀 승리를 지켜냈고 경기 후 "계속 경기를 못나가서 그렇지 항상 자신감이 있었다. 그게 오늘 딱 운 좋게 맞아떨어진 것 같다.

이날 세이브를 올렸다고 김태훈이 향후 마무리를 맡을 것이라고 장담할 순 없다. 다만 아직 경험이 부족한 이승현에 비해 넘치는 자신감은 박진만 감독의 결정을 쉽게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현은 "(몇 회에 올라가든) 마운드에 올라가면 다른 건 없다. 항상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던지려고 한다"며 "7회나 8회나 점수 주는 건 똑같고 안타 맞는 것도 똑같다. 9회에 나온다고 해서 특히 부담되고 그런 건 없다"고 덤덤히 말했다.

왼손 이승현과 우완 김태훈이 일으킬 시너지, 여기에 부담을 던 오승환의 반등까지. 이원석을 보냈지만 삼성의 불펜이 한층 탄탄해졌다는 것은 이날 단 한 경기만으로도 충분히 읽어볼 수 있었다.

팀 승리를 지켜낸 뒤 포수 강민호(오른쪽)와 악수를 하는 김태훈. /사진=뉴스1

대구=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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