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식 스마트팜 기술 '원통형 남새재배 장치' 주목…'도넛팜'과 흡사

북한, 먹거리 생산 확보 총력…채소 생산에도 "과학화·집약화" 추진
초기 인프라 비용 비싼 '스마트팜'…北 전역에 도입 가능할지 미지수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7일 자 보도에서 소개한 원통형 남새재배 장치.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우리나라의 스마트팜 기술 중 하나인 '도넛팜'과 매우 흡사한 '원통형 남새(채소)재배 장치'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자 보도에서 남포시에서 '원통형 남새재배 장치'를 제작하고, 이 장치를 도입한 남새생산 방법을 구역·군들에 일반화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원통형 남새재배 장치를 도입한 생산 방법, 다층재배 방법, 작물의 성장을 촉진하는 여러 색깔의 빛을 보충해 주는 방법을 비롯해 선진적인 재배기술과 방법, 설비들을 적극 받아들이는 것은 온실남새 생산을 훨씬 늘이기 위한 중요한 방도"라고 강조했다.

이를 토대로 남포시는 장치를 도입한 생산 방법, 작물의 성장을 촉진하는 여러 색깔의 빛을 보충해주는 방법 등과 관련한 보여주기 사업(시범 사업)을 조직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까지만해도 이 장치를 완성하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신문은 지난 2022년 11월 보도에서는 "원통형 남새재배 장치와 품종배치 및 재배 방법을 우리 식으로 완성해 도입하기 위한 사업을 다그쳐야 한다"라고만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케이팜 귀농·귀촌 농업 박람회'에서 소개되고 있는 회전식 수경재배 기계 '도넛팜'. 2022.4.2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장치는 우리나라에서 '도넛팜'으로 알려진 일종의 스마트팜 기술과 매우 흡사하다.

원형 기구에서 농작물 재배가 가능한 기술인 '도넛팜'은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높고 자연광이 없어도 사계절 내내 재배가 가능한 기술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재배 품목이 상추일 경우, 기존 노지 재배보다 1년에 약 300배 정도의 생산량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안으로 보기에 도넛팜 기술과 비슷해 보이는 북한의 원통형 남새재배 장치도 사실상 이러한 장점을 살리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반적으로 스마트팜 기술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술과의 접목 여부가 매우 중요한데, 북한이 공개한 정보만으로는 원통형 남새재배 장치에 ICT기술이 반영됐는지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

또 스마트팜 기술은 전기가 들어가고, 초기 투자 비용이 비교적 높다는 점에서 북한 내에서 확대 도입되기 쉽지 않은 점도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스마트팜 기술을 전국 농촌에 도입하거나, 또는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북한은 최근 남새 생산에서 있어 '과학화·집약화'를 내세우고 품종 확대 및 경영관리 방법 개선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이는 북한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도 직접 나서서 남새 생산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김 총비서는 지난 2월 평양 인근에 강동온실농장 건설장을 찾아 첫 삽을 뜨며 대규모 농장 건설을 지휘했다. 지난해에는 함경남도에 연포온실농장을 지으며 곳곳에 채소 생산 거점기지를 만들고 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