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서 타격 개안? 완전히 달라진 브랜든 마쉬[슬로우볼]

안형준 2023. 4. 28.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안형준 기자]

필라델피아가 '운명의 땅'이었던 것일까. 마쉬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LA 에인절스는 지난해 여름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7월을 마친 시점에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권에서 거의 멀어진 에인절스는 미래를 준비하기로 결정했고 와일드카드 경쟁을 펼치던 필라델피아는 시즌 내내 '구멍'이었던 중견수 자리를 채워줄 선수가 필요했다.

두 팀은 젊은 선수를 맞바꿨다. 에인절스는 데뷔 2년차 주전급 외야수인 1997년생 브랜든 마쉬를 필라델피아로 보냈고 필라델피아는 마이너리그에서 성장 중이던 2000년생 포수 로건 오호피를 에인절스로 보냈다. 대단한 '빅 네임'이 오간 것은 아니지만 두 팀 모두 필요한 부분을 채웠다. 안방이 약점인 에인절스는 포수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지난해 데뷔해 빅리그의 맛을 본 오호피는 올시즌 주전 포수로 개막을 맞이했다. 초반 좋은 흐름을 보였지만 부상을 당해 이탈했다. 시즌 아웃 가능성도 있는 상황. 당장은 아쉽지만 오호피가 빅리그 21경기에서 .284/.347/.493 4홈런 15타점의 맹활약을 펼친 것을 감안하면 에인절스의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트레이드의 승자는 필라델피아 쪽이다. 마쉬가 어마어마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마쉬는 지난해 이적 후 41경기에서 .288/.319/.455 3홈런 15타점 2도루를 기록하며 반등세를 보였다. 에인절스에서 2년 동안 163경기에서 .239/.299/.354 10홈런 56타점 13도루를 기록한 마쉬는 트레이드에 대한 충격과 위기감, 절실함에 힘입은 듯 이적 후 성적이 상승했다.

올시즌에는 지난해보다 훨씬 좋은 수치를 쓰고 있다. 4월 27일(한국시간)까지 시즌 23경기에 출전해 .351/.435/.703 4홈런 13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 27일까지 메이저리그 전체 OPS 1위(1.138)를 달리고 있다. 현 시점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라는 의미다.

에인절스가 2016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지명한 우투좌타 외야수 마쉬는 2020-2021시즌 2년 연속 TOP 100 유망주 평가를 받았을 정도로 재능이 있는 선수였다. 장타력과 빠른 발을 모두 가진 선수였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그 재능을 제대로 펼치지는 못했다. 정교함이 부족했고 삼진은 많았으며 볼넷은 적었다. 지난해 에인절스에서는 93경기에서 무려 117번의 삼진을 당했고 볼넷은 단 22개를 얻어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달라졌다. 여전히 삼진은 적지 않지만 볼넷율이 지난해보다 두 배이 이상 높아졌다. 지난해 134경기에서 단 28볼넷을 기록했던 마쉬는 올시즌 23경기만에 볼넷 11개를 골라냈다. 지난해 초구에 배트를 내는 비율이 27.4%였던 마쉬는 올해 초구 스윙율을 12.3%까지 뚝 떨어뜨리며 타석에서 한층 침착해진 모습이다.

컨택 능력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지난해 29.1%였던 헛스윙율은 올해 22.4%로 리그 평균(24.7%) 이하로 낮아졌다. 지난해 77.8%로 리그 평균(82%)을 밑돈 스트라이크 존 내 컨택율도 올해는 리그 평균 이상인 83.3%로 올랐고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공에 배트가 따라나갈 때의 컨택율도 지난해 55.6%에서 올해 63%까지 올랐다. 지난해 47.9%였던 스윙율을 올해 40.7%까지 낮춘 마쉬는 올시즌 스윙을 아끼되 더 정확하고 확실하게 치고 있다.

모든 면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 지난해 에인절스에서 중견수와 좌익수로 모두 플러스의 OAA(Outs Above Average)를 기록하며 리그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선보였던 마쉬는 올시즌 수비 쪽에서 지표가 떨어지고 있다. 에인절스에서 좌익수로 주로 출전하며 높은 OAA(상위 7%)를 기록했던 마쉬지만 올해는 중견수에 자리잡으며 리그 상위 58%의 평범한 외야수가 됐다. 다만 이를 제외한 다른 모든 지표는 지난해에 비에 눈에 띄게 상승했다.

물론 아직 시즌 첫 달 일정도 끝나지 않은 초반인 만큼 언제든 성적은 요동칠 수 있다. 실제로 마쉬는 초반 포심, 싱커, 슬라이더, 커브,커터를 상대로 모두 3할이 훌쩍 넘는 타율을 기록 중이지만 슬라이더와 커브, 커터를 상대할 때의 기대 타율은 1할대에 불과하다. 타구 질을 감안하면 언제든 타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필라델피아는 27일까지 12승 13패, 승률 0.480을 기록해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공동 3위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깜짝 월드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뒤 올해 다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겠다는 각오로 시즌을 준비했지만 초반 흐름은 좋지 않다.

브라이스 하퍼, 리스 호스킨스 등 주포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마쉬가 맹타를 휘두르며 팀이 무너지지 않게 지탱하고 있다. 과연 초반 뜨겁게 활약 중인 마쉬가 완전히 달라진 시즌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지 남은 시즌 흐름이 주목된다.(자료사진=브랜든 마쉬)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