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을 내리면 진짜 이야기가 펼쳐진다…연극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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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키스'는 관객을 혼란에 빠뜨린다.
어디까지 연기인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관객은 '작가와의 대화'를 지켜보며 극에 다시금 빠져든다.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이달 7일 개막한 '키스'는 예상 밖의 전개로 연극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키스'는 관객들에게 연극의 본질에 대해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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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극작가 기예르모 칼데론 작품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이렇게 끝나는 거야?'
연극 '키스'는 관객을 혼란에 빠뜨린다. 공연 시간은 분명 '100분'인데, 절반쯤 지나자 극은 어딘가 애매하게 막을 내린다. 무대 조명이 켜지면서 스태프는 분주하게 무대를 정리하고 배우에 이어 연출까지 등장해 관객을 향해 마무리 인사를 한다.
2014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한 가정집을 배경으로 아메드와 하딜, 유세프와 바나 등 두 커플이 벌이는 막장 로맨스 소동이 끝난 뒤였다. 관객이 당황하는 사이 무대에 오른 우종희 연출은 그간 준비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고백한다. 이어 작가와 어렵게 연락이 닿았다며 영상 통화를 연결한다.
어디까지 연기인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관객은 '작가와의 대화'를 지켜보며 극에 다시금 빠져든다.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이달 7일 개막한 '키스'는 예상 밖의 전개로 연극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칠레의 떠오르는 극작가 기예르모 칼데론의 작품으로, 지난 2014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초연했다. 서울시극단의 올해 첫 신작이다.
작가로 소개된 여성이 영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극의 분위기는 뒤바뀐다. 대화가 진행될수록 연출과 배우들은 무대에서 선보인 내용이 작가의 집필 의도와 어긋난다는 것을 깨닫는다.
막장 드라마 같았던 1막의 대사나 매끄럽지 않았던 연결고리들은 내전으로 고통받는 시리아의 배경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관객 또한 알게 된다. 칠레 출신의 칼데론이 작품 배경을 왜 시리아로 설정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여기서 풀린다.
작가의 의도를 알게 된 배우들은 180도 달라진 무대를 배경으로 다시 극을 이어간다.
'키스'는 관객들에게 연극의 본질에 대해 질문한다. 누군가의 해석에 따라 작품이 어떻게 왜곡될 수 있는지, 글을 통한 이해가 얼마나 불완전한 것인지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 작품의 번역까지 책임진 우 연출은 "희곡이 가진 '재미'와 '의미'를 독특한 방식으로 결합하고자 노력했다"며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의 삶의 소중함, 다른 문화권의 이해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했다"고 했다.
정원조, 김유림, 김세환, 이다해, 이승우, 외국인 배우 두마노브스키 순치짜가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오는 30일까지.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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