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고배당주 펀드매니저가 '이 주식' 안 담는 이유

김보겸 2023. 4. 2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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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수익률 상위 10%에 해당하는 한 고배당 펀드를 운용하는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최근 "배당만 주고 주가에 드라마가 없는 종목은 선호하지 않는다"고 했다.

연초 이후 18%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인 한 고배당주 펀드매니저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시장 금리도 피크아웃하면서 상대적으로 고성장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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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상위 10% 매니저 "주가 잔잔한 종목에 관심없어"
ESG 기준서 걸러져 펀드에서 편출되기도
KT&G "배당주뿐 아니라 성장주로서 주목"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연초 이후 수익률 상위 10%에 해당하는 한 고배당 펀드를 운용하는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최근 “배당만 주고 주가에 드라마가 없는 종목은 선호하지 않는다”고 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고공행진하는 고배당주 펀드에서 찾아보기 힘든 종목이 있다. 작년 말부터 행동주의 펀드로부터 집중 공세를 받았던 KT&G를 외면하는 이유를 들어봤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배당주 펀드 중 수익률 1위는 우리자산운용의 우리중소형고배당증권모투자신탁(주식)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23.49%다. 담고 있는 종목에는 KT&G가 없다. 만만치 않게 저평가됐다는 평가를 받는 JB금융지주(175330) SBS(034120)가 편입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박스권에 갇힌 KT&G 주가가 펀드 편입 매력을 떨어뜨린다는 분석이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 B씨는 “KT&G의 경우 배당수익률은 5~6%정도 나오는 고배당주인 건 맞다”면서도 “다만 주가가 거의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탓에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투자자들 위주로 펀드에 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고배당주 펀드 편입 트렌드에도 변화가 감지되는 분위기다. 기존 성장성은 높지 않지만 이익이 안정적이고 꾸준한 전통적 고배당주보다는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하거나 성장사업 가치가 부각된 고배당주들이 주목받고 있어서다.

연초 이후 18%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인 한 고배당주 펀드매니저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시장 금리도 피크아웃하면서 상대적으로 고성장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짚었다. 은행과 보험, 통신 등 전통적 고배당주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하지만 하반기 실적 반등이 예상되는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기아(000270)차 및 2차전지 관련 사업가치가 부각되는 포스코홀딩스 등 주가가 상승하며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담배 회사인 KT&G가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기준에서 걸러져 펀드에서 편출되는 경우도 있다. B씨는 “최근 외국계 기관 고객이 우리가 운용하는 펀드에서 담배회사에 투자할 수 없다며 KT&G를 빼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기대도 공존한다. 최근 한 증권사 고위관계자 C씨는 “갖고 있던 주식을 손절하고 KT&G를 많이 담았다”며 “KT 사태를 목격한 KT&G가 주인 없는 회사에 대한 문제 제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가능성에 베팅한 것”이라고 전했다. KT&G가 주가 부양과 인삼공사 분리상장을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란 기대다.

KT&G는 배당주로서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공격적인 주주환원 정책 추진으로 2022년 기준 배당성향 58%, 당기순이익 대비 총주주환원율 93%를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또 전세계 궐련형 전자담배(NGP) 시장에서 가장 성장률이 높은 전자담배 제품(HNB) 시장에서 시장성장률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사업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KT&G 측은 “특히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NGP사업에서 PMI와 15년간의 장기계약을 체결하면서 앞으로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라며 “주가부양 측면에서 더욱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주주이익 측면에서 인삼공사 상장에 대해선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내년 KT&G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도 주목하고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기관투자자들도 포스코홀딩스 최정우 대표이사와 KT&G의 백복인 대표이사의 재선임 여부 등 내년 정기주총에서 소유분산기업이 상정한 이사 후보에 대한 관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보겸 (kimkij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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