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집 살 때 6억 더 내"…외국인에 '세금 폭탄' 이 나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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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부동산세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날 성명에서 "자가 거주를 위해 주택을 구입하려는 현지인들의 수요가 특히 강했고, 우리 주거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도 다시 높아졌다. 이를 방치할 경우 소득 대비 물가가 지속해서 상승할 위험이 있다"며 부동산세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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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부동산세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외국인 주택 구매자의 취득세율을 기존 대비 두 배로 올렸다. 최근 싱가포르에 유입된 중국 등 외국인 자금이 부동산 가격 급등 등을 촉발하며 국가 경제를 위협한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27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싱가포르 정부가 전날 밤 성명을 통해 유주택자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취득세율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에서 주거용 부동산을 구매하면 두 종류의 취득세를 내야 한다. 하나는 부동산 가격에 따라 최소 1~6%가 적용되는 인지세(BSD)이고, 거주 자격(시민권·영주권)과 보유 주택 수에 따라 적용되는 특별인지세(ABSD)가 있다.
이번에 인상되는 것은 특별인지세이다.
성명에 따르면 싱가포르 시민권자가 두 번째 주택을 살 때 내는 특별인지세율은 기존 17%에서 20%로 인상됐다. 세 번째 주택부터는 30%로 기존 대비 5%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영주권자의 두 번째 주택 구매 특별인지세율은 25%→30%, 세 번째 주택부터는 30%→35%로 각각 5%포인트씩 올랐다. 첫 주택에 대한 특별인지세율은 시민권자 0%, 영주권자 5%로 기존 방침을 유지한다.
반면 외국인 주택 구매자가 첫 주택을 살 때부터 일괄 적용되는 특별인지세율은 기존 30%에서 60%로 두 배 인상됐다.
주요 외신과 전문가들은 싱가포르 정부의 이번 조치가 최근 나타난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완화하고자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씨티그룹의 브랜든 리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싱가포르 정부의) 이런 움직임(취득세율 인상)은 완전히 놀라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외국인 (주택) 구매자에 대한 인상은 매우 가혹하다(draconian)"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조치가 싱가포르 부동산 개발업체 주가에 급격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경고했다. 실제 싱가포르 부동산 그룹인 CDL의 주가는 27일 오전 4%까지 밀리며 2022년 2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날 성명에서 "자가 거주를 위해 주택을 구입하려는 현지인들의 수요가 특히 강했고, 우리 주거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도 다시 높아졌다. 이를 방치할 경우 소득 대비 물가가 지속해서 상승할 위험이 있다"며 부동산세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어진 물가상승, 통화 긴축 현상에 세계 경제성장 둔화까지 겹치며 그간 치솟던 각국의 부동산 가격도 내림세를 보인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다. 코로나19로 부동산 건설 공사가 중단·지연되며 시장 내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내국인의 주택 구매 수요가 증가하고,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도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0.4%에 불과했던 싱가포르 주택 가격 상승률은 올해 1분기 3.2%로 확대됐다.
한편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 2021년 12월과 2022년 9월에도 각각 세금 인상, 주택 대출한도 강화 등의 규제 정책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완화한 바 있다. 씨티그룹은 싱가포르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이번 취득세율 인상으로 향후 몇 분기 동안 2%까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고용시장이 여전히 건전하다고 지적하며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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