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 단지된 스팩…줄줄이 매각·파산

임선우 외신캐스터 2023. 4. 28.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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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회상장 수단으로 각광받았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가 애물단지로 전락하면서 파산을 택하는 사태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26일은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의 데이터를 토대로 2016~2022년 사이 스팩을 통해 증시에 입성한 342개의 회사를 분석한 결과, 약 101개사가 향후 1년 이내 부유 현금이 고갈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미 이들 중 최소 12곳이 파산했고, 상당수 기업의 주가는 상장 당시보다 90% 넘게 떨어져 주당 1달러 밑에서 거래돼 상장폐지 위험에 처해있습니다.

이른바 '백지수표 회사',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설립된 스팩은 까다로운 상장 절차 없이 빠르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주목받았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했던 2020년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는 스팩 열풍이 불었습니다.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때에는 360억달러가 몰려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금리 기조에 유동성 대폭 줄어들면서 시장은 변동성에 취약해졌고, 스팩 붐은 사그라들었습니다.

플로리다대 워링턴경영대학원의 제이 리터 교수에 따르면 스팩 열풍이 절정이었던 2021년 스팩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들의 약 15%만이 흑자를 내는데 그쳤습니다.

WSJ는 이에 최근 몇 달 새 부도를 막고자 낮은 가격에 매각되거나 비상장사 전환을 택하는 기업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영국 괴짜 억만장자로 알려진 리처드 브랜슨이 이끌었던 소형 위성 발사업체 ‘버진오빗’이 있습니다. 

이 회사는 2021년 스팩을 통해 상장할 당시 3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보잉을 비롯한 기업들로부터 투자를 받았지만, 경영난에 시달리다 결국 이달 초 파산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전문가들은 많은 기업이 허리띠 졸라매는 것을 넘어 일부 경영권을 내려놓거나, 고금리 부채를 늘리는 방식으로 현금을 조달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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