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AI 등 첨단 학과, 수도권 대학 817명 증원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치르는 2024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수도권 4년제 대학들의 반도체·인공지능 등 첨단 분야 모집 정원이 총 817명 늘어난다. 서울대 등 최상위권 대학의 입학 정원이 늘어나 이공 계열 학과의 합격 점수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교육부는 27일 ‘2024학년도 일반대학 첨단 분야 및 보건의료 분야 정원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작년 7월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 산업 핵심인 반도체 인력 공급을 위해 교육부가 발상을 전환하라”고 주문하자 교육부는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산업 분야 대학 입학 정원 확대를 추진해왔다.
교육부는 내년에 전국적으로 첨단 분야 입학 정원을 총 1829명 확대하기로 했다. 이 중 수도권은 10개 대학 817명, 비(非)수도권은 12개 대학 1012명이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대가 218명으로 가장 많고, 가천대 150명, 세종대 145명, 성균관대 96명, 고려대 56명, 동국대 45명, 이화여대 30명, 서울과기대 30명, 연세대 24명, 덕성여대 23명이다. 비수도권은 국립대가 많다. 경북대 294명, 전남대 214명, 충북대 151명, 충남대 82명 등이다. 분야별로는 반도체가 654명으로 가장 많고, 미래차·로봇·스마트선박 339명, 에너지·신소재 276명, 바이오 262명, 인공지능 195명, 소프트웨어·통신 103명 순이다. 교육부는 2025년 이후에도 첨단 분야 학부 모집 정원을 계속 늘릴 계획이다. 특히 반도체는 2027년까지 총 2000명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교육부는 대학이 제출한 계획서를 심사해 증원을 결정했다. 증원 신청은 수도권 대학이 21교 5734명으로, 비수도권 대학(13교 1307명)의 4배 이상이었다. 그런데 신청 대비 승인율은 수도권은 14%에 그쳤고, 지방대는 77%에 달했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급감으로 지방대의 어려움이 큰 데다 수도권·지방의 균형 발전을 고려해 수도권 증원은 최소화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토 균형 발전을 이유로 수도권 대학 입학 정원 총량을 1999년부터 11만7145명으로 유지해왔다. 그런데 2015년 이후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 구조조정 등을 통해 수도권 대학들의 입학 정원을 1만명 이상 줄였다. 이 여유 정원을 활용해 교육부는 2021~2023년 첨단 분야 입학 정원을 1267명 늘려줬다. 아직도 정원 총량이 8000명 정도 남아 있어 내년에 817명을 늘릴 수 있는 것이다. 서울대 입학정원이 대규모로 늘어나는 것은 30여 년 만에 처음이다. 서울대 입학 정원은 1981년 졸업정원제 도입으로 3300여 명에서 6500여 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한 뒤 1990년대 초 한 차례 500여 명이 늘어난 걸 빼고는 꾸준히 줄어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4학년도 수험생이 처음으로 40만명 아래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모집 정원이 300명 가까이 늘어나면 SKY(서울·고려·연세대)뿐 아니라 주요 상위권 대학 합격선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지방 국립대 위주로 경쟁력 있는 첨단 분야 정원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가뜩이나 신입생 모집이 힘든 지방 사립대는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 분야와 별개로 이날 교육부는 내년도 보건·의료 분야 입학정원 증원 결과도 발표했다. 간호학과 39개 대학 410명, 임상병리학과 11개 대학 27명, 약학과 8개 대학 17명 등 총 532명이다. 다만 보건·의료 분야 정원을 배정받은 대학은 다른 학과 정원을 그만큼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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