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4.6조원 적자 삼성, 역대 최대 10.7조원 투자
스마트폰 3.9조 영업익, 적자 만회
“감산계속, 하반기 시장 회복전망”
삼성전자가 1분기(1~3월) 반도체 사업에서 4조5800억원의 적자를 냈다고 27일 밝혔다. 당초 증권가에선 4조원 안팎의 적자를 예상했는데 이보다 더 큰 손실이 났다. 삼성은 대규모 적자 속에서도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10조7000억원의 시설투자를 했다고 밝혔다. 당장은 감산(減産)을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수요가 살아날 때 확실한 리더십을 잡겠단 뜻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 63조7500억원, 영업이익 6400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8%, 96% 하락한 수치다. 삼성은 반도체 부진에 대해 “메모리 가격 변동은 이익과 직결되는데, 1분기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며 “특히 서버를 중심으로 고객사들의 구매 수요가 위축됐고 재고 평가 손실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사업이 3조9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적자를 상당 부분 만회했다. 삼성전자는 “시장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갤럭시S23 시리즈의 판매 호조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했고, 운영 효율화로 플래그십(고급)과 A시리즈, 태블릿 모두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고 했다. 디스플레이는 7800억원, TV·가전 사업은 1900억원, 전장 사업인 하만은 1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쯤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감산 규모를 훨씬 더 의미 있게 진행 중”이라며 “이에 따라 2분기부터 재고가 감소할 것이고, 하반기에도 시장 수요를 보면서 탄력적으로 생산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14년 만의 최저 실적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1분기에 10조7000억원의 시설투자를 했다. 투자금의 92%(9조8000억원)를 경기도 평택 3·4공장, 미 텍사스주 테일러시 공장 등 반도체에 쏟아부었다. 2025년 2나노 파운드리 양산 계획도 밝혔다. 삼성전자는 “단기 생산 계획은 하향 조정했지만, 인프라와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중장기 수요 준비를 철저히 해나갈 것”이라며 “단기적 시야로 운영하기보다는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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