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중도수렴 부재의 정치가 키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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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1년 정도 앞둔 시점에 '여당, 야당 모두 싫다'는 무당층 비율이 31%를 기록해 씁쓸하다.
지난 21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정당지지도는 32%로 동률이며 무당층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도 31%로 동률이다.
무당층은 정치성향별로 중도층에서 41%로 국민의힘(25%)과 민주당(28%)보다 높고 연령별로는 20대(54%)와 30대(37%)에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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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1년 정도 앞둔 시점에 '여당, 야당 모두 싫다'는 무당층 비율이 31%를 기록해 씁쓸하다. 지난 21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정당지지도는 32%로 동률이며 무당층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도 31%로 동률이다. 무당층은 정치성향별로 중도층에서 41%로 국민의힘(25%)과 민주당(28%)보다 높고 연령별로는 20대(54%)와 30대(37%)에서 높다.
무당층은 '이재명 사법리스크' '전당대회 돈봉투 파문' '69시간 근무제 논란'과 '전광훈·김재원 사태' 등에 실망했음을 보여준다. 비싼 세비를 받으면서도 이런 결과를 낸 것은 무능의 극치로 부끄러운 일이다. 극단적 좌우진영정치에 대한 중도층의 이탈과 저항을 보여주는 무당층 증가는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온 정치양극화의 결과로 볼 수 있다.
무당층을 키운 것이 정치양극화라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 의견이 있지만 '중도수렴 부재의 정치'로 보는 게 적절하다. 이 문제에 많은 고민을 한 사람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다. 그는 2020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회와 정부가 힘을 합쳐 국민을 통합의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오히려 정치권이 앞장서서 국민의 분열을 조장하는 건 옳지 않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정치양극화의 원인이 '정치권의 양극화 전략'에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양극화를 국민들 사이 갈등과 분열을 조정하고 타협해나가야 할 정치권이 거꾸로 국민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갈라치기 전략'을 동원하면서 중도수렴으로 가는 국민과 정반대로 갔기 때문에 생긴 것으로 봤다.
이런 진단은 지금까지 정치권이 정쟁을 하는 이유가 국민과 유권자들 사이의 민생갈등이 아니라 엘리트들의 양극화 때문이었음을 시사한다. 즉, 정치인과 정당, 언론, 지식인, 시민단체 등 엘리트가 국민의 이념성향이나 정서와 무관하게 자기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갈라치기 전략 차원에서 상대진영에 대한 적대감과 혐오감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엘리트 차원의 정치양극화는 정치권이 왜 그토록 거칠게 몸싸움을 벌이면서 상대 진영에 적대적으로 행동했는지를,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협치와 민생을 외면하면서 불신을 받게 됐는지를 이해하게 해준다. 정치권이 중도수렴하는 국민들의 성향과 거리가 먼 분열용 갈라치기에 익숙하다면 이런 정치양극화를 고치기 위한 선거제는 무엇이 좋을까. 우선 통합과 안정성을 심하게 해친다는 점에서 다당제와 군소정당의 난립효과가 큰 '연동형비례제'는 부적절해 보인다.
그렇다면 '중도수렴 부재의 정치'를 개선하려면 어찌해야 할까. '갈라치기 전략'은 선거패배를 부르고 '중도수렴 전략'은 선거승리를 만든다는 쪽으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양당제는 선거승리를 위해 더 많은 중앙의 중도유권자에게 다가가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다운스의 중도화 테제'를 지켜가야 한다. 정책과 공천이 강성 지지층이나 대통령의 입김에 좌우되지 않고 중도성향 국민들에게 반응하도록 '미국식 원내정당화 및 오픈프라이머리 법제화'를 추진하고 '강제당론제'를 폐지해야 한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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