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화합 공간 ‘생활SOC’ 중점 추진… 맞춤형 복지도시 만든다 [지방기획]

오상도 2023. 4. 28.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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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시 건립사업 순항
급격한 인구 유입… 인프라 확충 기대감↑
주민 숙원 공공시설물 잇단 첫삽·마무리
옛청사 부지 복합건축물 5년 만에 착공
보건소 등 갖춘 만선복지센터 2022년 개관
고산지구 문화누리센터 2025년 완공 목표
문화복지·삶의 질 향상 ‘두 토끼’ 잡기 나서
#1. “편안한 쉼터이자 복지생활의 중심이 될 겁니다.”(방세환 경기 광주시장). 지난해 12월16일 열린 광주시의 옛 청사부지 복합건축물 착공식은 5년 넘게 기다린 끝에 어렵게 성사됐다. 1732억원을 들여 송정동 120-8번지의 이전 시청사 부지(8464㎡)에 지하 3층∼지상 11층 규모(연면적 4만6501㎡)로 종합사회복지센터와 장애인복지관, 행정복지센터, 맑은물사업소, 어린이집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2017년 4월 처음 계획을 세운 뒤 이날 첫 삽을 뜬 사업은 2025년 8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모두 행복하고 희망을 갖도록 빈틈없는 복지정책을 펼치겠다”는 시정 철학이 투영됐다. 설계 단계부터 시 최초로 ‘기본설계 기술제안’을 채택해 건축물 규모에 적합한 시공사를 선정했고, 지역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청사 이전으로 침체한 송정동 일대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지난 11일 만선 문화복지센터에서 열린 첫 번째 ‘라운드테이블’에서 주민들이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경기 광주시 문화재단 제공
#2. ‘취향의 탐색!’. 지난 11일 만선문화복지센터 내 생활문화센터에서 개최된 첫 번째 주민 라운드테이블은 독특한 형식으로 이목을 끌었다. 센터의 본격적 운영을 알린 자리에선 청년부터 중장년까지 시민 30여명이 참석해 ‘일상의 단조로움’을 토로했다. 이들은 ‘선호하는 취향’과 ‘만들고 싶은 모임’이라는 주제로 의견을 나누며 기대에 부푼 모습을 내비쳤다. 태전동에 거주하는 한 참가자는 “평소 잊고 살던 내 취향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면서 “관심사가 비슷한 이웃을 사귈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센터 측은 이날 모임을 토대로 지속적인 ‘취향 모임’을 이어갈 계획이다. 오세영 광주시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퇴근 후 내 삶의 선택지가 다양한 도시가 매력적 도시”라며 “민선 8기 목표인 3대가 행복한 맞춤형 복지 도시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했다.

◆ 내 삶의 보물 생활SOC… “우리 동네에 이런 시설이?”

광주시의 생활밀착형 사회기반시설(SOC)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26일 광주시에 따르면 주민의 오랜 염원인 생활SOC 복합화 및 공공시설물 건립사업은 최근 잇따라 첫 삽을 뜨거나 마무리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문화·복지 혜택과 삶의 질 향상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생활SOC란 지역 단위의 소규모 생활 인프라를 일컫는다. 국무총리 훈령 제2조에 따르면 삶의 터전에서 손쉽게 접하는 문화·체육·복지·교통·의료·보육시설 등으로 요약된다. 전통 SOC가 기업의 생산 활동과 직접 관련된 철도·항만·댐 등 대규모 인프라 구축을 뜻하는 반면, 생활SOC는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시설 복합화와 지역 격차 완화에 방점이 찍혔다. 낡고 협소한 시설들을 새롭게 복합시설에 배치함으로써 중복투자로 인한 예산 낭비를 막는다는 의미도 지녔다.
광주시가 생활SOC에 집중하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수도권 동남부에 있는 교통 요지로 도시팽창에 속도가 붙었지만 환경 관련 규제가 중첩돼 개발과 보존의 목소리가 상충하는 모순된 상황이 영향을 끼쳤다. 급격한 인구 유입을 따라잡지 못하는 공공시설 부족 현상도 생활SOC 확충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시는 그동안 정부의 생활SOC 복합화 공모사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왔다. 그 결과, 광남동 행정복합문화시설 등 3곳과 고산지구 문화누리센터가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305억원과 도비 55억원 등 360억원가량의 국·도비를 확보했다. 아울러 퇴촌 청소년문화센터와 옛 시청사 부지 복합건축물 등 공공복합시설물 건립에도 속도가 났다. 방 시장은 “생활SOC 복합화 사업과 공공시설물 건립을 마치면 지역 주민의 숙원이 해결돼 다양한 문화·복지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남동 행정복합문화시설은 태전지구 지구단위계획 및 주택건설로 급격히 인구가 불어난 광남동 일대에 행정·문화·복지 복합공간을 확충하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주민 불편 해소에 방점이 찍혔다. 태전동 산 70-11번지 일원 1만8553㎡ 부지에 연면적 1만1668㎡,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행정복지센터와 생활문화센터, 도서관, 어린이집, 다함께돌봄센터, 육아종합지원센터, 주차장 등을 조성한다. 2021년 2월 착공해 올 7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광남동 분동에 따른 행정서비스 확대와 지식정보·학습공간·문화활동 보장, 육아 돌봄, 주차 공간 등을 제공하게 된다.

지난해 말 개관한 만선 문화복지센터는 하수종말처리장 철거 이후 남은 유휴부지를 활용한 모범 사례로 꼽힌다. 연령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는 보건소와 도서관, 국민체육센터, 생활문화센터가 갖춰졌다.
◆행정·문화·돌봄시설이 한 곳에… “일상을 예술로, 이웃을 친구로”

곤지암읍 만선리 209-2번지 일원에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연면적 4145㎡)로 들어섰는데 지난달 6일 개관한 생활문화센터가 관심을 끈다. ‘평범한 일상이 특별해지는 생활 문화공간’이란 표어를 내걸고 그간 교류가 단절된 주민, 동호인에게 생활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1층 마무침공간(가칭)은 동호인의 휴식과 커뮤니티 활동을 위한 장소이고, 2층 공유주방과 공방에선 쿠킹클래스, 원데이클래스 등이 운영된다.

운영을 위탁받은 광주시 문화재단은 아서왕의 전설에 나오는 원탁회의에서 차용한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하고 있다. 참석자들이 동등한 관계에서 자유롭게 의사를 개진하는 회의를 뜻한다. 시 관계자는 “이곳이 일상을 예술로 만들고, 이웃을 친구로 만드는 생활문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 문화체육복합센터 건립은 높은 인구증가율을 따라잡지 못하는 지역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내년 12월 준공이 목표로 신현동 623-11번지의 부지 6888㎡에 연면적 1만4384㎡,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된다. 복합센터에는 행정복지센터와 공공도서관, 국민체육센터, 생활문화센터, 어린이집, 돌봄센터, 육아종합지원센터, 청소년문화의집, 주차장 등이 들어선다.
고산지구 문화누리센터는 지구단위계획 및 주택건설사업으로 급격히 인구가 증가한 일대 주민을 위해 마련됐다. 2025년 5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고산동 655번지 일원 3624㎡에 연면적 8236㎡,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로 공공도서관, 생활문화센터, 돌봄센터, 육아종합지원센터 등을 조성한다.
지난해 10월 개관한 퇴촌청소년문화센터는 각종 규제와 지리적 소외로 어려움을 겪어온 퇴촌·남종지역 청소년과 주민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됐다. 퇴촌면 광동리 129-3번지의 부지 3558㎡에 연면적 3870㎡,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지었다. 이곳에는 청소년문화의 집과 공공도서관이 들어섰다. 지하 1층에는 헬스장과 음악·댄스연습실, 직업체험실 등이 자리한다. 또 1층에는 자치활동실과 동아리방, 2층에는 도서관 시설과 문화교실, 3층에는 강의실과 파티룸, 4층에는 체육관과 영상편집실 등이 있다.

◆“생활 SOC 사업 비효율성 해소… 절차 간소화, 사업비 절감 필요” 방세환 경기 광주시장

“‘목적사업’인 생활SOC 사업을 지역 여건에 맞게 더 현실화하고 절차를 간소화해야 합니다.”

방세환 경기 광주시장은 주민 편의시설 확충을 위한 생활SOC 사업이 ‘희망’과 ‘규제’라는 양면성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방 시장은 26일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중앙정부와 경기도의 지원을 받는 공모사업이어서 다소 경직된 측면을 갖는다”며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선 때론 어려운 부분도 있는 만큼 (정부가) 지자체 의견에 귀 기울여 비효율적 부분을 해소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방세환 경기 광주시장.
그는 신현 문화체육복합센터와 광남동 행정복합문화시설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애초부터 목적사업이란 틀에 얽매여 활용도 측면에선 비효율적 부분도 있다”며 “두 시설에 주민자치센터를 넣을 수 없어 행정복지센터로 대체해야 했다. 거점별로 각기 다른 공간 활용도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했다.

아울러 절차 간소화도 끄집어냈다. “착공까지 5년 넘게 걸리는 경우가 있어 땅값 상승 등으로 사업비가 많이 늘어난다”며 “고스란히 지자체의 몫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그런데도 방 시장은 여전히 생활SOC 사업의 희망을 강조했다. “장소를 만드는 건 단순히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 게 아니라 담론이 형성되는 사회적 만남과 공간의 관리 등을 아우르는 활동”이라며 “생활SOC 확충은 지역 문화 형성에 다양한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규모 단위 개발과 성장으로 급격한 인구 유입이 이뤄진 광주시에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방 시장은 완공된 퇴촌 청소년문화센터 등 2곳에 265억원이 투입된 것을 비롯해 총 6곳 시설에 3250여억원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중 공모사업을 통해 확보한 ‘매칭’ 사업비는 전체 비용의 12%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자체 예산 등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생활SOC 시설들을 (시민이) 꿈을 키우며 서로 소통하고 함께 어울리는 여가·문화 활동의 공간으로 가꾸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방 시장은 환경운동으로 잔뼈가 굵은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광주 토박이’이다. 경안천시민연대와 팔당호수질정책협의회 사무국장을 지낸 뒤 정계에 투신해 시의회 부의장과 미래통합당 경기도당 대변인 등을 거쳐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보수정당 깃발을 달고 시장에 당선됐다.

광주=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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