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정치권의 ‘어쩔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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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 '어쩔티비'의 기원은 불분명하다.
한국어 위키 사이트 '나무위키'에 따르면 어쩔티비는 "어쩌라고, 가서 티비나 봐"의 줄임말로, "10대 초중반 사이에서 시작됐다가 커뮤니티 등지와 유튜브 방송 등으로 점차 퍼져나가면서 밈화됐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어쩔티비는 내로남불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기원이 불분명하다는 어쩔티비란 신조어는 단순히 알파 세대(2010년 이후 출생)의 유행어가 아닌, 그들 눈에 비친 어른들의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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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 ‘어쩔티비’의 기원은 불분명하다.
한국어 위키 사이트 ‘나무위키’에 따르면 어쩔티비는 “어쩌라고, 가서 티비나 봐”의 줄임말로, “10대 초중반 사이에서 시작됐다가 커뮤니티 등지와 유튜브 방송 등으로 점차 퍼져나가면서 밈화됐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어감 자체가 결국 상대방이 이야기하는 것을 차단함과 동시에 ‘더 이상 듣기 싫다’는 의미는 물론 조롱의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고 한다. 자매품은 ‘저쩔티비’.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26일 “의회주의를 형해화했는데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복당 결정을 하다니 깊은 무력감에 빠져든다”며 “추악한 오물을 뒤집어쓴 느낌”이라고 성토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1년 전 ‘검수완박 밀어붙이기’ 무대의 꼼수 탈당극 주연이었던 무소속 민형배 의원을 이날 복당시켰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민 의원은 불가피하게 자신의 소신에 따라 탈당이라는 대의적 결단으로 (검수완박) 입법에 동참했었다”면서 “민 의원을 복당시키는 것이 책임지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민 의원의 탈당은 국회법 제57조의2가 명시한 ‘안건조정’ 제도를 무력화하기 위해 짜고 친 위장이었다는 것을 자인한 꼴이다.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3일 검수완박법 권한쟁의심판 결정에서 5대 4로 “국회 내 다수 세력의 일방적 입법 시도를 저지하는 기능을 갖고 있는 ‘안건조정’ 제도의 목적과 취지에 반해 제1교섭단체인 민주당을 탈당한 민형배 위원을 비교섭단체 몫의 조정위원으로 선임해 국회법을 위반했다”고 (심지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명한 이미선 재판관조차) 지적한 게 불과 한 달 전 일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에 개의치 않겠다는 호연지기를 우리 모두와 헌법재판관들 앞에서 뽐냈다. (“민형배 위원의 탈당은 의원 개인의 정치적 판단에 따른 자율적인 결정”이라던 유남석·이석태·김기영·문형배 재판관님! 보셨습니까?) 민주당 지도부의 이 당당한 자세를 한마디로 축약한다면 “아, 어쩔티비”.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은 최근 전국적인 전세사기 피해 확산에 대해 “윤석열정부는 피해자들에게 바로 적용되기 어려운 예방대책이나 까다로운 추가 대출 대책만 내놓았다”고 비판에 열을 올렸다. 박 의원은 전세가격 폭등과 매물 급감을 불러일으키며 전세시장을 뒤흔들어놓은 ‘임대차 3법’ 대표발의자였다. (법 시행 한 달 전 월세를 올려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던) 박 의원의 이 의연한 모습을 집약한다면 “그래서 어쩔티비”.
이제 우리는 내로남불 시대를 지나 어쩔티비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어린이는 어른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했던가. 기원이 불분명하다는 어쩔티비란 신조어는 단순히 알파 세대(2010년 이후 출생)의 유행어가 아닌, 그들 눈에 비친 어른들의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장혜진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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