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윤채영, 홍란 클럽 빌려 선전…“멋진 모습으로 피날레하고 싶어”
선수 생활 18년…KLPGA 투어서 1승
17년 연속 1부투어 시드 유지한 ‘꾸준함’ 강점
“위기 넘겨야할 때 무너지는 모습 보며 은퇴 결심”
“마지막인 만큼 멋지게 즐기겠다” 각오
드림투어서 뛰는 방신실 5언더파 선두권
한진선은 홀인원해 9200만원 상당 ...
‘꾸준함의 대명사’ 윤채영(36)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3시즌 첫 메이저 대회 크리스F&C 제45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3억원)에서 마지막 경기의 티 샷을 날렸다.
윤채영은 27일 경기 양주시의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번갈아 기록해 이븐파 72타를 적어냈다.
2006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윤채영의 우승 횟수는 딱 한 번. 그러나 더 대단한 건 지난해까지 17년 동안 단 한 번도 2부투어로 강등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2006년부터 무려 11년 연속 KLPGA 투어 시드를 지켰다. 2014년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는 골프 여제 박인비를 꺾고 ‘159전 160기’ 신화를 일궜다. 2017년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통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로 무대를 옮겼고, 지난해까지 6년 연속 1부 무대에서 활동했다. 우승은 없었지만 159경기에서 네 차례 준우승을 기록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달 클럽 후원사인 야마하 레이디스 오픈에서 JLPGA 투어 은퇴 경기를 치른 윤채영은 이번 대회에서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그는 “대회 타이틀스폰서인 크리스 F&C와 거의 10년 동안 함께 했다. 선수 입장에서 후원사 대회에서 은퇴한다는 건 큰 영광”이라며 “오랜 시간 투어를 뛰었는데 마지막 경기를 KLPGA 챔피언십에서 마무리하는 것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은퇴 경기에 나서는 윤채영의 각오도 대단하다. 프로골퍼인 여동생 윤성아 씨를 캐디로 대동했고, 드라이버는 지난해 은퇴한 홍란의 클럽을 빌렸다. 그는 “근력과 살이 많이 빠져서 지난해까지 쓴 드라이버가 조금 강하게 느껴졌다. 지난해 은퇴한 홍란 언니와 함께 라운드하면서 언니 클럽을 휘둘러 봤는데 느낌이 정말 좋았다”고 설명했다.
윤채영은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는 첫날 이븐파로 선전했다. 긴장이 풀리지 않은 듯 1번홀(파5)과 3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4번홀(파4) 16m 거리에서 첫 버디를 잡아냈다. 10번홀(파4)에서 2m 파 퍼트를 놓쳐 스리 퍼트 보기를 적어낸 그는 11번홀(파5)에서는 세 번째 샷을 핀 1.5m 거리에 붙여 버디를 추가했다.
13번홀(파4)에서 4m 거리의 만만치 않은 파 퍼트를 집어넣어 스코어를 지킨 윤채영은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더해 잃었던 점수를 모두 만회했다.
그는 “예전에는 경기할 때 정신력과 자신감이 있었다. 힘들어도 정신력으로 극복했는데 작년에 넘어가야 할 때 무너지는 제 모습을 보면서 이제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은퇴 계기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마지막 경기인 만큼 멋지게 즐기겠다는 윤채영은 “최선을 다해 상위권 진입까지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국가대표 출신의 방신실(19)은 프로로 처음 나선 KLPGA 투어 대회에서 버디 8개를 뽑아내며 5언더파 67타를 쳐 오전 조 선수 중 가장 낮은 스코어를 적어냈다. 방신실은 지난해 KLPGA 투어 시드 순위전에서 40위에 그쳐 올해 드림투어에서 뛰는데,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수가 120명에서 132명으로 늘어나 참가 기회를 잡았다.
1번홀(파5) 보기에 이어 2번홀(파4) 더블보기로 불안하게 시작한 그는 이후 16개 홀에서 5개 홀 연속 버디를 포함해 버디 8개를 잡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방신실은 “경기 초반에 정규투어 그린 스피드에 적응을 못해 흔들렸다”면서 “컷 통과가 목표였는데 오늘 성적이 너무 잘 나와서 조금 욕심이 난다. 핀 위치기 어렵기 때문에 두 번째 샷 공략에 신경 쓰고, 빠른 그린 스피드에 맞춰 속도 조절에도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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