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강이 '수소 공장'으로…IBS 연구진, 그린수소 생산 기술 개발

물 위에 띄는 '부유식' 수소 생산 플랫폼…역반응·생산 효율 감소 최소화
1㎡ 면적에서 시간당 수소 약 4L 생산…"세계 최고 수준"

부유식 광촉매 플랫폼의 구조. 개발된 나노복합체는 광촉매층과 지지층으로 구성된다. 광촉매층은 공기 중에 노출되어 있어 효과적으로 빛을 전달받을 수 있다.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다공성의 고무-하이드로젤 복합체를 사용해 높은 표면장력을 달성하여 물에 떠 있을 수 있다.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 연구단 제공) 2023.04.27 /뉴스1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물에 광촉매를 띄워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물속에서 작동하는 기존 기술에 비해 효율성과 경제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의 김대형 부연구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과 현택환 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 공동연구팀이 세계적인 수준의 그린수소 생산 광(光)촉매 플랫폼을 새롭게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그린수소는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소 생산 방법으로 탄소 저감 효과가 높고 친환경적이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광촉매가 효율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플랫폼 기술이다. 광촉매 수소 생산은 빛에 의해 활성화되는 촉매 반응을 이용해 물을 분해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기존 물속에서 작용하는 광촉매는 생산된 수소를 포집·제거하는 장치가 필요하고 반응 효율이 낮다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상층부는 광촉매가 있고 하층부는 부력을 제공하며 물이 오가는 지지층의 구조의 플랫폼을 개발했다. 상층은 기체로 채워진 고체(에어드로겔 나노 복합체) 형태로 제작해 밀도를 낮췄다. 또 하층은 구멍이 뚫린 다공성 고무-하이드로겔 복합체로 광촉매 반응에 필요한 물이 잘 오갈 수 있게 만들어졌다.

기존 방식은 물속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수소가 다시 물로 바뀌는 역반응이 일어난다는 한계가 있다. 이번에 개발된 플랫폼의 경우 물 표면에서 반응이 일어나 이런 수소 손실이 적은 편이다.

또 물이 깊거나 혼탁하면 광촉매에 도달하는 빛이 줄어 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이 문제도 물 위에 광촉매를 띄워 상당 부분 해결했다.

한편 연구진은 수소 생산 성능 검증 실험도 했다. 검증치를 기반으로 한 계산 결과 1㎡ 면적에서 시간당 약 4L의 수소를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는 실제 환경에서 이룬 결과이며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이라며 "다양한 부유물이 섞여 있는 열악한 바닷물 환경에서 2주 이상 장시간 구동했을 때도 성능 저하는 거의 없이 높은 생산 성능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대형 부연구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가 7일 서울에서 열린 연구 성과 브리핑에서 설명하고 있다. 2023.04.27 ⓒ 뉴스1 김승준 기자

이번 연구는 수소 생산뿐 아니라 다양한 화합물 생성에도 적용할 수 있는 확장성이 있다.

김대형 부연구단장은 "연구실이 아닌 실제 환경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 성능을 확보했다"며 "육지를 벗어나 넓은 바다에서 수소에너지 생산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택환 단장은 "이번 플랫폼은 그린수소 생산뿐 아니라 유기화합물 합성과 과산화수소(H2O2) 생성 등 다양한 광촉매 반응에 활용할 수 있어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왕희, 이찬우, 차기두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28일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게재됐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