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우조선 인수 확정…해양까지 품은 종합방산업체로
3년간 3가지 시정 조치 요구…한화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 수용”
내달 중 절차 마무리…새 사명 ‘한화 오션’, 초대 대표 권혁웅 유력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마지막 문턱을 넘었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한화-대우조선 기업결합 심사를 마친 뒤 경쟁사들에 대한 가격·기술정보 차별금지 등을 내건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화는 잠수함을 비롯한 군함 부문까지 끌어안으면서 그룹의 모태인 화약을 기반으로 자주포, 장갑차, 항공기 엔진 등을 생산하는 종합방위산업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공정위는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결합을 시정조치 부과 조건으로 승인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한화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은 레이더·항법장치 등 군함 부품 10여종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등 경쟁사들과 공정위는 한화·대우조선이 결합하면 군함 수주시장에서 독점 행위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공정위는 두 회사 결합을 승인하는 대신, 세 가지 조치를 요구했다. 먼저 한화가 군함 부문 경쟁사들에 함정 부품 견적가격을 부당하게 차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함정 부품의 기술정보 요청을 부당하게 거절하거나, 경쟁사 영업비밀을 계열사에 제공하는 행위 등도 금지했다. 시정조치 기간은 우선 3년이며, 한화 등은 반기마다 공정위에 시정조치 이행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한화는 “조건부 승인에 따른 경영상의 제약이 있음에도 대우조선해양의 조속한 경영정상화와 기간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당국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5월 중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 참여,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 선임 절차 등을 거쳐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 계열사 6곳이 2조원의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하게 되며,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를 가진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은 2001년 대우그룹 부도로 산업은행 관리 아래 놓인 지 22년 만에, 2008년 한화에 인수가 무산된 지 15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됐다.
새 사명은 ‘한화오션’, 초대 대표이사로는 김승연 한화 회장의 측근인 권혁웅 (주)한화 총괄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의 그룹 사업 재편도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앞서 지난해 한화는 3개 계열사에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했다. 미국의 록히드마틴 같은 종합 방산기업을 꾸리겠다는 전략이다. 대우조선해양 군함 건조 부문을 확보하면서 한화는 방산분야에서 육·해·공 포트폴리오를 모두 갖추게 됐다.
오랜 기간 자금난에 시달려 온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는 숙제다.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매출은 4조8680억원, 영업손실은 1조6136억원이다. 최근 2년간 적자규모는 3조4000억원,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542.4%에 달한다. 한화 측은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수혈이 긴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가 유상증자로 2조원을 수혈하면 부채비율은 418%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글로벌 선박시장이 살아나고 있음에도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1분기 수주 성적은 목표치의 11%에 그쳤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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