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이틀 연속 주가 폭락…대형 은행들에 자산매각 ‘SOS’
시장선 “현 상태선 가치 거의 없어”
미국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하는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주가가 또다시 급락하며 신저가를 경신했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자구 노력의 하나로 대형 은행들에 은행 자산을 사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주가는 전장 대비 29.75% 하락한 5.6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주가가 50% 가까이 하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폭락했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지난 24일 실적 발표 자리에서 1분기 말 예금 잔액이 전 분기 말 대비 720억달러(40.8%) 감소했다고 공개한 게 주가 폭락의 도화선이 됐다. 이 은행이 지난달 초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 이후 JP모건체이스 등 11개 대형 은행에서 300억달러 유동성을 공급받은 것을 고려하면 고객이 실제 찾아간 예금은 1000억달러 이상이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생존을 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주택담보대출채권 등 자산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금리 상승으로 자산 가격이 하락해 제값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식통을 인용해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11개 대형 은행에 자산을 시장가격보다 비싸게 사달라는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미 300억달러를 지원한 은행들에 또 한 번 손을 내민 셈이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자신들이 파산하면 뒤처리 비용 등이 더 많이 들 수 있다는 점을 들며 대형 은행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은 이 은행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주가가 지난달 초 대비 95% 하락한 점을 들며 “시장은 현 상태에선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에 가치가 거의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사안이 개별 은행의 문제이고, 금융 시스템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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