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중단 후 선거 유세 취소…‘20년 집권’ 에르도안, 대선 앞두고 건강이상설
20년째 집권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대선을 2주가량 앞두고 선거유세를 이어오던 중 건강 문제로 생방송 도중 인터뷰를 중단한 뒤 유세 일정도 줄줄이 취소했다.
AFP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방송과 생중계 인터뷰를 하던 중 갑자기 방송이 중단됐다. 방송이 끊기기 전 카메라는 흔들렸고, 질문하던 기자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카메라 밖에서는 깜짝 놀라는 소리가 들렸다고 전해졌다.
중단됐던 방송 인터뷰는 약 15분 뒤 다시 시작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어제와 오늘 힘들어서 장염에 걸렸다”며 “인터뷰를 취소할까도 생각했지만 괜한 오해를 살 수 있고, 약속했던 것인 만큼 (예정대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당시 에르도안 대통령의 안색이 잿빛이었고, 방송은 몇 분 후 종료됐다고 전했다.
인터뷰 중단 소동 후 에르도안 대통령이 심각한 질병으로 입원했다는 소문이 들리는 등 건강이상설이 돌았으나 파흐레틴 알툰 튀르키예 대통령실 공보국장은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인터뷰 다음날인 26일도 선거유세는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오늘은 의사들의 권고에 따라 집에서 쉰다”며 “신이 허락 하에 내일부터는 캠페인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불과 몇 시간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27일 일정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당초 이날 튀르키예 중부 3개 도시에서 유세 활동을 벌일 예정이었지만, 푸아트 옥타이 부통령이 대리로 참석했다. 다만 튀르키예 최초 원전인 아쿠유 원전 준공식에는 화상 회의 형식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생방송 인터뷰가 중단되고 선거유세가 줄줄이 취소되는 등 건강 이상설이 계속해서 제기되자 튀르키예 보건부 장관은 27일 “에르도안 대통령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다”며 “가능한 한 빨리 예정된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는 다가오는 5월14일 대선과 총선을 치른다. 총리와 대통령으로서 20년간 집권을 이어온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이번 선거는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튀르키예의 경제 상황이 위기에 처한 데다가 특히 지난 2월 5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대규모 지진에서 정부의 부실한 대응으로 피해가 커지면서 여론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당 단일후보 케말 클르츠다로울루 공화인민당(CHP) 대표보다 지지율이 낮게 나오기도 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문기의 추석 선물’ ‘딸에게 보낸 동영상’···이재명 ‘선거법 위반’ 판결문
- 조국 “민주주의 논쟁에 허위 있을 수도···정치생명 끊을 일인가”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사라진 돌잔치 대신인가?…‘젠더리빌’ 파티 유행
- [사설] 이재명 선거법 1심 ‘당선 무효형’, 현실이 된 야당의 사법리스크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드라마인가, 공연인가…안방의 눈과 귀 사로잡은 ‘정년이’
- 중학생 시절 축구부 후배 다치게 했다가···성인 돼 형사처벌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