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서 망했었다"는 오디컴퍼니 대표, 절치부심 美 무대 삼세번 도전

강민경 2023. 4. 2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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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강민경 기자]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 /사진제공=(주)오디컴퍼니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 이사 겸 프로듀서가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한다. 내년 가을 '위대한 개츠비'로 브로드웨이 입성을 노리는 그는 단단한 모습으로 포부를 밝혔다.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스튜디오159에서 뮤지컬 제작사 오디컴퍼니 비전 및 글로벌 신작 발표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신춘수 대표 이사 겸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2011년 설립한 오디컴퍼니는 뮤지컬 '어쌔신', '나인', '컨택트', '타이타닉', '드림걸즈', '닥터 지바고', '지킬앤하이드', '맨오브라만차', '스위니토드', '드라큘라', '데스노트' 등을 프로덕션했다.

이날 신 대표는 "지금까지 한국 뮤지컬 발전의 중심에는 오디컴퍼니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2001년부터 2011년은 한국 뮤지컬 태동의 시기에 정말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행보를 보였다. 다양성과 실험적인 작품을 만든 시기였고, 개인적으로 제일 행복했다"라고 덧붙였다.

신춘수 대표이사 /사진제공=(주)오디컴퍼니



신 대표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뮤지컬 시장을 선도할 오디컴퍼니다. 뮤지컬은 OTT를 통해 전 세계에서 사랑받을 수 없다. 한 극장에서 예술성을 인정받아야 전 세계로 나갈 수 있다. 그 플랫폼이 미국의 브로드웨이와 영국의 웨스트엔드"라고 말했다.

'진정한 글로벌'에 대해 신 대표는 "본고장인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작품의 확장성, 콘텐츠 사업으로서 가치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오픈 더 도어'라는 사명을 가진 오디컴퍼니는 '위대한 개츠비'를 시작으로 '일 테노래', '캡틴 니모', '피렌체의 빛', '어거스트 러쉬', '워더링 하이츠'를 5년 동안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본격적으로 프로덕션을 시작한 건 '위대한 개츠비'와 '일 테노래'다.

'위대한 개츠비'는 1925년 미국 F. 스콧 피츠제럴드 작가가 발표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1920년대 재즈 장르와 현대적인 팝 음악을 매시 업한 작품으로 데이지 뷰캐넌을 향한 열망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서슴지 않는 신비로운 백만장자 제이 개츠비의 이야기를 담는다. 신춘수 프로듀서의 목표는 2024년 브로드웨이 입성이다.

신 대표는 "우리는 최고도 아니고, 최고의 팀이 모여서 뮤지컬을 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최고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재능을 가진 팀이라고 생각한다. 최고는 모두가 인정하는 사람이지 않나"라고 했다. '위대한 개츠비' 크리에이티브 팀은 다 브로드웨이에서 데뷔했지만, '위대한 개츠비'를 통해서 존재를 증명할 것이고, 이 작품을 통해 최고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몰두해서 작업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주)오디컴퍼니



또한 "작품을 할 때 중요한 건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것이다. '위대한 개츠비'는 처음부터 끝까지 제 손을 거친 유일한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희는 매일 매일 고민하고 이 작품에 몰두했다는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위대한 개츠비'가 브로드웨이에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IP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잘 준비하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신 대표가 '위대한 개츠비'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꿈과 목표를 향한 인간의 이야기다. 제가 이런 서사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래서 이런 작품을 선택하고 만들 수 있었다. 서사의 보편성과 예술성을 확보해야 전 세계에서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실 신 대표는 '드림 걸즈', '홀러 이프 야 히어 미(HOLLER IF YA HEAR ME)', '닥터 지바고'까지 세 번의 브로드웨이 실패를 경험했다. 그는 "브로드웨이 가서 망했다. '닥터 지바고'는 오프닝하고 2주 후에 내렸다. 제가 내리자고 했다. 두 번의 실패는 뼈아팠다. '닥터 지바고'는 티켓이 많이 팔렸지만, 작품이 올라가고 난 뒤 내렸다. 뉴욕 타임즈에서 난타를 맞았다. 내려야겠다 싶어서 제가 공연을 내리자고 강력하게 이야기했다"라고 털어놓았다.

신춘수 대표이사 /사진제공=(주)오디컴퍼니



그는 "못 만들어서 내린 거다. 브로드웨이 입성까지 힘든 이유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극장주가 매출의 (일부)%를 가져간다. 성공적인 작품을 올리는 게 기본이다. 수많은 작품이 올라가서 훌륭한 IP가 만들어지는 게 어려운 일이다. 쉬운 일이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만큼 우리가 브로드웨이에 입성하는 게 험난하다는 걸 예상할 수 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런데도 신 대표는 '삼 세 번'이라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경험을 통해 충족시키지 못한 게 있었다. 저는 한국적인 마인드로 했었다. 다 같이 어떻게든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고, 경험적인 측면이 부족했다. 지금은 트라이업 공연하면서 충실한 과정을 갖고 있다"면서 "지금은 냉정한 판단도 하고 이 작품을 발전시키고,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작품이 흥행할 때 자신감으로만 되는 건 아니다. 모든 호흡과 팀워크를 비롯해 '위대한 개츠비'에 대한 발전 속도를 봤을 때 굉장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많은 제작비가 들어가는 만큼 티켓값 상승도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해 신 대표는 "많은 작품이 만들어지면서 제작비의 거품이 생겼다. 어떤 프로듀서도 가격 올리는 걸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 관객에게 접근성을 떨어트릴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지 않나"라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제가 한국뮤지컬협회 회장으로서 개선하고 싶지만, 현재로서 제작비 상승에 대한 부분은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진중한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불안정한 상태에서 작품이 제작되는 건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과 고민하겠다"라고 전했다.

신춘수 대표이사 /사진제공=(주)오디컴퍼니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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