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올 1분기 성장률 1.1%...전문가 전망치 하회

높은 금리와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로 환산해 1.1%로 집계됐다고 현지시간 27일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미국 경제는 3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0%를 크게 하회했습니다.

또 직전 분기였던 지난해 4분기의 2.6%보다도 크게 낮아졌습니다.

미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느려진 것은 주로 민간 기업들과 부동산 부문의 투자 감소 때문입니다.

이 2가지 요소는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습니다.

특히 민간 기업들이 투자와 생산을 줄인 것이 전체 국내총생산을 2.3%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난 1년간 기준금리를 거의 5%포인트 끌어올린 것이 경제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나마 플러스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소비지출입니다.

올해 1분기 미국인들의 소비 지출은 지난해 4분기보다 3.7% 증가해 경제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올해 1분기 소비지출 증가율 3.7%는 지난해 4분기의 증가율 1%보다 훨씬 높습니다.

미국의 소비자들이 강력한 노동시장과 임금 상승 덕분에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지갑을 더 활짝 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수출도 4.8% 증가해 수입 증가 폭 2.9%를 웃돌았습니다.

수입 증가는 미국 국내총생산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까지 미국 경제를 지탱한 소비자들의 지출이 분기 말로 갈수록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 향후 경기침체 우려를 짙게 하고 있습니다.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연초까지 과열 양상을 보이던 노동시장 역시 최근 기업들의 잇따른 대규모 정리해고와 중소 지역은행 붕괴 사태로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후 잠잠해지는 듯했던 은행 위기설이 최근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중심으로 재점화한 것도 불안 요소입니다.

이런 가운데 연준이 주로 참고하는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와 근원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는 올해 1분기에 각각 4.4%, 4.9% 상승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4분기의 상승률 3.7%, 4.4%보다 더 높은 것입니다.

이는 불황 속에 물가는 계속 오르는 1970∼198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과 비슷한 조짐이라고 CNBC방송은 진단했습니다.

YTN 김원배 (wb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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