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물질 권위자’ 무소 “일 원자력 산업·학계, 삼중수소 주장은 ‘소설’”
“체내 유입 땐 생식력 저하 등
세슘보다 2배 이상 악영향”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25일 오염수 방류 시설인 해저터널 굴착이 끝났고, 이르면 오는 7월 방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원전을 관리하는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하고, 바닷물에 희석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도쿄전력은 ALPS가 걸러내지 못하는 삼중수소는 “피부도 관통하지 못하는 매우 약한 방사성 물질”이라며 “체내에 축적되지 않아 내부 피폭의 위험이 없다”고 설명한다. 국내 원자력 학자 등도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는 ‘미량’이라 인체에 영향은 거의 없다고 본다.
그러나 환경단체의 의견은 완전히 다르다. 그린피스는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삼중수소의 생물학적 영향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문제점’ 기자회견을 열고, 도쿄전력·원자력 학계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티머시 무소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생물학과 교수(사진)가 ‘삼중수소의 생물학적 영향 연구: 문헌 분석 중심으로’의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 무소 교수는 약 20년간 체르노빌, 후쿠시마 등에서 방사성 물질이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온 생물학자다.
무소 교수는 원자력 산업계, 학계가 삼중수소에 관한 ‘소설’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50년대부터 지난해까지 발표된 삼중수소 관련 논문 총 70만건 중 생물학적 영향을 다룬 논문 250건을 찾아내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삼중수소는 체외에 있을 때 종이도 통과하지 못한다. 하지만 삼중수소가 체내로 들어갔을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
무소 교수에 따르면 삼중수소는 다른 물질보다 이동속도가 느려 내부 피폭이 집중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방사성 물질이 생명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평가한 ‘생물학적 효과비(RBE)’에서 삼중수소는 방사성 물질인 세슘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삼중수소가 DNA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논문 130건 중 다수는 유전적 손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생쥐 등 동물을 대상으로 삼중수소 내부 피폭을 연구한 논문에 따르면 삼중수소가 정자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쳐 생식 능력이 저하된 예도 있었다.
생태계에 방류된 삼중수소가 ‘먹이사슬’을 따라 생체에 쌓일 가능성도 있다. 무소 교수는 “오염수에 노출될 수백 종 생물의 유전 정보를 주기적으로 채취해 비교해가며 포괄적인 수준으로 생물에 대한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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