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최고 누가 그래”…식을 줄 모르는 인기에 이젠 중년층도 ‘군침’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3. 4. 2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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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가 밀키트 구매 경향 가장 높아
10명 중 7명 “꼭 요리할 필요 없어”
수요 이어지겠지만, 가격이 곧 변수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89.5%가 밀키트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팬데믹 이후 급성장한 밀키트 시장의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엔데믹으로 전환한 뒤에는 그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점쳐졌으나, 고물가 동향이 이어지면서 인기를 끄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89.5%가 밀키트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9명이 사 먹었을 만큼 밀키트가 대중화됐다는 의미다.

또 밀키트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많아졌다는 응답(90.3%)과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 같다는 응답(87.4%)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자들도 밀키트가 대중화된 걸 체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눈여겨볼 점은 50대에서 밀키트 구매 경향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과거 50대는 집에서 요리하는 비중이 높은 세대로 여겨져 왔지만, 이번 설문에서는 63.0%가 식사 준비 부담을 줄이고자 밀키트를 구매한다고 응답했다. 그 밖에는 ▲20대 48.2% ▲30대 51.5% ▲40대 56.8% 순으로 나타났다.

식품업계에서는 밀키트가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2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다가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고강도 방역수칙이 해제되면 소비자들이 외출에 나서면서 외식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보다 앞서 일상회복에 나선 미국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의 외출이 늘어나면서 밀키트 시장의 성장세가 매우 감소한 바 있다. 전년 대비 성장률이 2020년에는 69%를 기록했으나, 2021년에는 18%를 기록한 것.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은 지난해 기준 3363억원 규모로 성장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식품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국내 시장에서 변수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두 끼 식사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만큼만 재료가 들어있어 낭비를 줄일 수 있는 데다 조리법 등을 고려했을 때 가격 면에서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실용성과 경제성을 모두 인정받는 만큼 한동안 밀키트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은 지난해 기준 3363억원 규모로 성장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2021년까지만 하더라도 2587억원 규모였는데 1년 새 30.0% 확대됐을 것으로 유로모니터는 분석했다.

‘집밥’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화한 점도 밀키트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과거에는 집에서 꼭 밥을 해 먹어야 한다거나, 건강한 식재료로 직접 요리해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달라졌다. 앞선 엠브레인 설문에서는 소비자 10명 중 7명이 집에서 꼭 요리를 해먹을 필요는 없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전망은 밝지만, 소비자가격이 향후 성장세를 좌우할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설문에서 소비자의 90.3%가 ‘최근 물가 상승으로 밀키트 가격 또한 인상될 것 같다’고 응답했는데 이 경우 ‘아무리 인기가 많았던 밀키트라 하더라도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74.4%를 기록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밀키트 제품군 확대와 프리미엄화를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려 노력 중이지만, 고물가 시대에는 결국 가격이 최종 변수”라며 “일반 식자재를 사는 것보다 저렴하다는 인식이 뚜렷해야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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