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을 모르는 지방의회](24) “마약하고 게을러”…혐오 발언 논란
[KBS 창원] [앵커]
'10명 가운데 한 명은 마약을 한다',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게으르다'.
최근 외국인 노동자 지원 조례 심사 과정에서 한 거제 시의원의 발언입니다.
거제시의회는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김효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일, 거제시의회 경제관광위원회의 조례 심사 시간.
이날 논의된 조례는 모두 5건, 이 가운데에는 '거제시 외국인 노동자 지원' 조례안도 포함됐습니다.
7천여 명에 이르는 거제 지역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 지원센터를 설립하자는 취지였습니다.
문제가 된 것은 상임위 소속 한 시의원의 발언입니다.
[양태석/거제시의원/지난 20일 : "베트남 애들 10명 중의 1명은 뽕(마약)을 합니다. 근데 이런 애들을 이렇게 해서 우리가 외국인 노동자들을 지원한다고 그러면 나는 이거는 옳지 않다고 보거든요."]
외국인 노동자가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게으르다는 표현도 나왔습니다.
[양태석/거제시의원/지난 20일 : "용접할 자리는 안 하고 엉뚱한 데 하고 이런답니다. 관리가 안 돼요. (한) 반에 15명 일하면, 일하는 사람은 두세 명 밖에 안돼요. 게으르고…."]
7분 동안 이어진 발언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관광도시 거제의 이미지를 해칠 수 있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양태석/거제시의원/지난 20일 : "침 뱉고 슬리퍼 끌고 시내 다니면 우리 관광 이미지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쟤들이 나중에 세를 불릴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자기들끼리 노조를 만들어서 일 안 할 수도 있어요."]
양 의원은 취재진과 통화에서, 시의원이기 전에 조선업 전문가로서 지역을 위한 발언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양태석/거제시의원/어제 : "(해당 발언을) 그 사람들을 미워해서 하겠습니까. 우리 거제시 때문에 하는 거지. 그러면 의회에서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어야겠네요."]
해당 조례는 결국 상임위 심사에서 보류됐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인권 단체는 명백한 혐오 표현이며, 공인으로서 위험한 발언이라고 지적합니다.
[정문순/경남이주민센터 연구실장 : "일반인도 아니고요, 특히나 거제 시의원으로서는 외국인 주민을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보지 못하고 혐오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위험스러운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거제시의회는 의회 차원에서 양태석 의원을 면담한 뒤 사과를 촉구하고, 다음 달 시의원 간담회에서 해당 사례를 공유해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최현진
김효경 기자 (tell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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