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전세금 시한폭탄…연락 끊긴 주인집은 관제실?
[KBS 부산] [앵커]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하는 '악성 임대인' 탓에 세입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부산에서도 의심 사례가 또 확인됐습니다.
중구 한 빌라의 세입자 절반 가까이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연락이 끊긴 집주인의 집을 찾아가 봤더니, 소방관제실을 뜻하는 명패만 걸려 있었습니다.
김옥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40세대 남짓한 규모의 한 빌라.
김현지 씨는 결혼을 앞둔 지난 2월, 이곳에서 이사하려 했지만 결국, 전셋집을 빼지 못했습니다.
빌라를 관리하던 최 모 씨에게서 "세입자를 구해와야 전세금을 돌려주겠다'는 말을 들은 겁니다.
신혼집 마련을 위한 대출도 받을 수 없게 됐습니다.
[김현지/세입자 : "결혼을 앞두고 제일 행복하고 즐거울 시기여야 하는데, 피해 금액 때문에 잠도 못 이루고, 결혼 준비가 행복한 게 아니고…."]
등기부등본상 집주인인 이 모 씨와는 연락조차 되지 않아 더 애가 타는 상황.
그런데 알고 보니 김 씨처럼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세입자가 이 빌라에만 20명에 달했습니다.
등기부등본에 적힌 집주인 이 씨의 주소지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이곳은 이 씨가 소유한 또 다른 빌라의 2층.
호실이 적혀 있어야 할 곳에는 소방 관련 장비를 두는 관제실을 뜻하는 '수신반실'이 대신 적혀있습니다.
곳곳에 법원등기 우편 안내문까지 나붙어 있습니다.
이 씨 주민등록초본도 확인해 봤습니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에는 구청이 이 씨의 실제 거주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거주 불명자'로 등록했던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KBS의 취재가 시작되자, 빌라 관리자인 최 씨는 이 씨가 이곳에 실제로 살고 있고, 이후 주민센터에서 이를 확인했다고 대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씨는 세입자는 물론 취재진의 연락을 전혀 받지 않았습니다.
[최 씨/임대사업자/음성변조 : "이 모 씨도 지금 이제 돈을 다 마련하고 있으니, 재산이 없는 분은 아니니까…."]
전세 보증금 피해는 마치 '시한폭탄'처럼 세입자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그래픽:김소연
김옥천 기자 (hu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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