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이 사랑하는 디즈니에 싸움 건 ‘공화당 잠룡’ 디샌티스

이유진 2023. 4. 2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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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월드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월트디즈니컴퍼니(디즈니)와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격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디샌티스 주지사 주도로 입법된 플로리다주(州)의 '게이 언급 금지법'을 디즈니가 비판한 것이 싸움의 시작이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달 17일 기자회견에서 "디즈니월드 옆에 교도소를 세울 수도 있다"고 협박했고, 디즈니는 싸움을 법정으로 끌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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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세이 게이' 법 비판하다 미운털 박힌 디즈니
주(州), 특별지구 자격 박탈 시도·감독위원회 장악
디샌티스 “놀이공원 옆에 교도소 세울 수도” 엄포
지난달 30일 미국 플로리다주(州) 올랜도에 위치한 월트디즈니월드에서 소속 사진사가 퍼레이드 전 성소수자 연대를 뜻하는 무지개무늬 미키마우스 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올랜도=로이터 연합뉴스

디즈니월드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월트디즈니컴퍼니(디즈니)와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격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디샌티스 주지사 주도로 입법된 플로리다주(州)의 ‘게이 언급 금지법’을 디즈니가 비판한 것이 싸움의 시작이다. 격분한 디샌티스 주지사가 플로리다 올랜도의 디즈니월드를 행정적으로 찍어 눌렀고, 디즈니는 26일(현지시간)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소송을 걸었다.

내년 11월 대선 전에 디샌티스 주지사가 패소하는 결과가 나온다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미국 문화의 상징이자 전 세계 어린이들의 꿈인 디즈니와 싸우는 것만으로 이미 이미지에 상처가 났다는 평가가 많다.


플로리다 소수자 차별법 비판하다 '찍힌' 디즈니...결국 소송

올랜도 디즈니월드의 고용과 매출은 플로리다 경제를 떠받친다. 디즈니는 지난해 기준 약 7만5,000명의 직원을 고용했고, 매주 평균 7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미 연구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2019년 디즈니월드 관광은 플로리다 중부 지역에 752억 달러(약 100조7,680억 원)의 경제 효과를 냈다.

이에 디즈니월드 일대는 특별행정지구로 지정돼 56년간 자체 부동산 건설 승인 권한과 세금 혜택 등을 받았다. 최근 디샌티스 주지사가 특별행정지구의 권한을 무효화하려 하자 디즈니가 소송을 낸 것이다. 미 뉴욕타임스는 디즈니가 플로리다북부연방법원에 “우리 재산권을 빼앗는 플로리다주 산하 '중부 플로리다 관광 감독지구위원회'(감독위)의 불법행위를 막아 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소장에서 디즈니는 “정치적 견해를 표명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디샌티스가) 주정부 권력을 무기처럼 휘두르고 있다”며 "이는 사업 운영과 지역 경제에 위협이 되며 헌법상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놀이공원 옆에 교도소 어떠냐"...압박 강도 높인 디샌티스

17일 공화당 소속의 론 디샌티스 미국 플로리다주 주지사가 레이크 부에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디샌티스 주지사는 디즈니월드 옆 유휴부지에 주립 교도소를 세울 수 있다고 언급하며 자신의 성소수자 차별 정책에 반기를 든 디즈니를 압박했다. 레이크 부에나=AP 연합뉴스

플로리다는 공립학교에서 성적 지향·성정체성 교육과 토론을 금지하는 ‘돈 세이 게이(Don't say gay·동성애자를 입에 올리지 말라) 법’을 지난해 제정했다. "다양성을 중시하는 디즈니가 침묵해선 안 된다"는 직원들의 요구로 밥 체이펙 당시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3월 반대 입장을 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즉각 보복했다. 디즈니의 특별행정지구 자격을 박탈하는 입법을 추진하려 했으나, 디즈니가 흔들리면 지역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진다는 우려에 방향을 틀었다. 디즈니로부터 감독위 임명권을 빼앗아 주정부 통제를 강화하려 했다.

디즈니는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주의회가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기 직전에 특별행정지구 일대에 대한 통제권을 향후 30년간 유지한다는 내용의 협정을 감독위와 체결하는 것으로 허를 찔렀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달 17일 기자회견에서 "디즈니월드 옆에 교도소를 세울 수도 있다"고 협박했고, 디즈니는 싸움을 법정으로 끌고 갔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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