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머스크 만나 테슬라 공장 설치 요청…실현 전망은 엇갈려
전문가들 “인도네시아에 비해 경쟁력 낮아…역차별 우려도”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나면서 기가팩토리(테슬라 전기차 통합 공장)의 한국 유치가 가능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윤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머스크 CEO를 접견했다. 머스크의 요청이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최고 수준의 제조 로봇과 고급 인력들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테슬라사가 기가팩토리를 운영하는 데 최고의 효율성을 거둘 수 있는 국가”라고 강조했다.
테슬라가 한국에 투자한다면 입지, 인력, 세제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코리아 포 더 넥스트 기가팩토리’(Korea for the Next Gigafactory)라는 제목의 책자도 직접 전달했다. 머스크는 “한국은 기가팩토리 투자지로서 매우 흥미롭고 여전히 최우선 후보 국가 중 하나”라고 답했다.
테슬라가 실제 한국에 들어올지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정부는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배터리 등 전기차 부품 공급망 생태계에 강점이 있다고 본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한국만큼 경쟁력 있는 부품업체를 보유한 국가도 드물다”며 “테슬라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최종 후보지로 거론되는 인도네시아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약하다고 평가한다.
2차전지 핵심소재인 니켈 매장량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인도네시아는 자동차 잠재 수요도 더 많고, 동남아 시장의 판매 거점으로 삼기에도 좋다. 테슬라가 자체 배터리를 생산하려 하기 때문에 한국의 ‘K배터리’ 업체들은 오히려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기가팩토리) 한국 유치는 어렵다. 동남아 시장을 고려한다면 한국으로 와서 다시 수출하는 방식을 택할 이유가 없다”며 “게다가 한국은 (테슬라 공장이 이미 있는) 중국과도 가깝고 내수 시장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현대차그룹을 제외하곤 우리 자동차 관련 회사들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테슬라가 오면 여러 지원을 해야 할 텐데 역차별 논란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순봉·박상영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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