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투자증권 '무더기 하한가 사태' 주범 CFD 신규 매매 중단

5월1일부터 국내외 모든 종목 중단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한국투자증권이 차액결제거래(CFD) 신규 매매를 중단한다. 최근 SG증권발(發)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요인으로 지목된 CFD의 거래를 중단해, 파생될 수 있는 문제를 막고 고객을 보호하기 위한 선제조치의 일환이다.

금융감독원이 오는 28일 최근 논란이 된 '빚투'(빚내서 투자)와 CFD 반대매매 등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당부하기 위해 함용일 부원장 주재로 증권사 사장단과 간담회를 열 예정이라 한투의 이번 결정에 이어 증권사들의 후속조치가 줄지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5월1일부터 CFD 신규 매매를 중단한다. CFD 계좌의 매수, 매도 등 신규매매가 불가능하고, 기존 잔고를 보유한 고객의 청산매매는 가능하다. 신규매매 중단 종목은 국내외 주식 전체 종목이다.

CFD는 실제 투자상품을 보유하지 않고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에 의한 차익을 목적으로 매매해 진입가격과 청산가격의 차액을 결제하는 장외파생상품 거래다. CFD는 적은 증거금으로 최대 2.5배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 CFD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13곳이다. 교보증권이 2015년 처음 도입한 이후 지난 2019년까지 CFD 서비스를 도입한 증권사는 3곳에 불과했지만,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대형 증권사가 잇달아 진출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FD 거래 규모는 2020년 30조9000억원에서 2021년 70조10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다만 CFD는 주가가 25%만 내려도 반대매매를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위험도가 높다. 이에 CFD는 전문투자자 요건에 해당하는 투자자만 이용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2021년 '자본시장 위험 분석보고서'를 통해 "현재 국내 CFD 시장에서 개인이 전체 거래대금의 97.2%(2020년 기준)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할 때 하락장에서 투자자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이번 '무더기 하한가 사태'도 CFD 계좌에서 매도 물량이 집중적으로 나오면서 발생한 것이란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주 '빚투' 과열에 따라 신용거래융자와 예탁증권담보의 신규대출을 선제적으로 중단한 데 이어 이번 '하한가 사태'에 대해서도 선제조치로 CFD 신규매매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딜 자체가 큰 편은 아니지만 고객들의 피해를 막고, 추가 피해를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