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고기 아닌 생명으로 봐주길"…동물들의 피난처 '생추어리' 가보니
무허가 도축장 같은 데서 구출된 동물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피난처를 '생추어리'라고 합니다. 보호단체들은 "동물들이 고기가 아닌 생명"이라는 걸 말하고 싶다고 하는데요.
밀착카메라 유요한 기자가 보여드리겠습니다.
[기자]
강원 인제군에 위치한 꽃풀소 보금자리입니다.
이곳은 축산이 목적이 아니라 소들이 동물로서 살아가는 곳이라고 하는데요.
소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제가 한 번 만나보겠습니다.
묶여있지 않기에, 자유롭게 축사 안팎을 오갑니다.
처음 보는 카메라가 신기하다는 듯 얼굴을 들이밉니다.
소들이 이곳에 온 건 1년 전입니다.
한 목장이 문을 닫으며 도살될 위기에 처했는데, 동물보호단체가 성금을 모아 구조했습니다.
[이지연/동물해방물결 대표 : 고기가 아닌 존재로서 소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을 한번 만들어보자. 도살되지 않고도 평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동물보호 활동가들은 소들을 위해 건초도 나르고, 풀과 간식도 줍니다.
[{다 치운 것 같은데} 밖에도 똥이 많으니까 밖에 똥을 같이 치우셔야 돼요.]
경기도의 한 축사, 미니피그 두 마리가 공을 굴리며 간식을 꺼내 먹습니다.
반려동물 번식에 이용되다가 2년 전 동물보호단체로 온 돼지들입니다.
[조현정/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 : 놀라서 도망가거나 손으로 만지지 못할 정도였어요. 가까이 가는 데만 몇 개월 걸렸고.]
하지만 지금은 사람의 손길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활동가들과 함께 미니피그를 돌보는 주민은 입맛도 변했습니다.
[조성옥/주민 : 제가 옛날에 나름 돼지고기를 잘 먹었던 사람 중의 하나에요. 채식으로 100% 바뀌지는 않았지만 될 수 있는 대로 고기 종류는 안 먹고.]
5년 전 도살장에서 구조된 염소 달이입니다.
당시 임신을 한 상태였는데 구조된 뒤 무사히 출산을 해서 이곳에서 가족들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예전엔 비좁은 우리에 갇혀 있었지만,이곳에선 미네랄 블록이라고 불리는 영양제도 먹습니다.
[유지우/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 : 야생에서는 바위틈에 있는 소금이나 이런 걸 핥는데 여기선 어려우니까.]
활동가들이 곳곳에 간식을 숨겨둡니다.
잠시 뒤 철창 밖으로 나온 곰들이 간식을 하나둘씩 찾아 먹습니다.
쓸개 채취용으로 사육되던 곰들은 2년 전, 자유를 찾았습니다.
[최인수/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 : 처음에는 피부병에 걸려있다거나 살이 굉장히 빠져있다거나. 제가 느끼기에는 개처럼 보일 정도로.]
보호단체들은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지연/동물해방물결 대표 : 고기로서만 보는 거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돼지, 소, 닭을 보실 기회가 없는 것 같아요.]
오직 인간의 필요 때문에 좁은 철창에 갇혀있던 동물들은 이곳에서 진짜 보금자리를 찾았습니다.
동물들의 피난처는 생명이 그 자체로 존중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가 : 유승민 / 영상그래픽 : 김지혜 / 인턴기자 : 김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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