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화장실 간 사이 '슬쩍'…빼돌린 압수 서류 소송에 활용
어제(26일) 저희는 서울 중앙지검 검사실에서 조사를 받던 사람이 수사 기밀을 사진 찍어 나오면서도 제지받지 않았단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담당 검사는 "몰랐다"고 주장했는데, 사진만 찍은 게 아니라 압수물 가운데 일부를 빼돌린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중앙지검 1502호실에서 수사기밀을 사진 찍어 나온 피의자 장 모 씨.
함께 조사 받던 또 다른 참고인은 장 씨 행동을 보면서 놀랍니다.
당시 지인과 통화에서 자신이 본 상황을 묘사합니다.
[A씨/당시 사건 참고인 (2019년 11월) : 수사관 책상에 가서 찰칵찰칵 찍어버리더라고. 고소장, 증빙자료, 사진 다 찍었어.]
그런 뒤 압수물 가운데 서류 일부를 가지고 나왔다는 증언도 합니다.
[A씨/당시 사건 참고인 (2019년 11월) : 검사 방에 그 압수 자료가 딱 올려져 있었대. '잠깐 저 화장실 갔다 올게요' 하고 나갔나 봐. 거기서 서류 몇 장 뺐잖아.]
당시 검사가 장 씨에게 했다는 농담도 전합니다.
[A씨/당시 사건 참고인 (2019년 11월) : 검사가 돌아오더니 '이거 서류 치워야 되겠다. 근데 서류가 좀 가벼워진 것 같아.']
장 씨가 지인과 한 통화 내용도 확인해 봤습니다.
자신의 경제적 이익에 필요한 압수 서류를 가져왔다고 얘기합니다.
[장모 씨/사건 기록 유출자 (2019년 11월) : 내가 검찰 거기서 차용증 20억을 받아갖고 있거든. 그거 (소송에) 내면 되지 않나?]
이 얘기를 들은 지인은 압수물을 다시 돌려놓으라고 말립니다.
[장모 씨 지인/2019년 12월 : 나 같으면 사진 찍어놓고 중앙지검에 갖다 놓는다니까요.]
[장모 씨/사건 기록 유출자 (2019년 12월) : 갖다 놓을 수가 없지. 이제는.]
실제 장 씨는 이 서류 원본을 본인 민형사 소송에 활용했습니다.
당시 담당 검사는 압수물을 가져가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담당 검사 : 그건 말이 안 되죠. 그걸 어떻게 가지고 나갑니까?]
하지만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설명은 하지 못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허성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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