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고별 회견 “윤 대통령과 회동 한 번 못해···불통 정치 아쉬워”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고별 기자간담회에서 “유능하고 강한 야당으로 국민 앞에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자 역량을 집중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해 3월24일부터 1년여 동안 거대 야당의 원내사령탑을 맡은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임기 초반 대여 투쟁에 앞장섰다. 이날 대장동 50억 클럽 뇌물수수 의혹 및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 임명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린 것은 마지막 성과가 됐다. ‘꼼수 탈당’ 논란을 빚은 민형배 의원을 퇴임 직전 복당시킨 것은 오점으로 남았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년, 입법과 예산, 원내 전략까지 중심은 언제나 국민이었고 민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류세인하법, 납품단가연동제 도입, 반도체법(K-칩스법), ‘검찰 수사권 축소법’(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 등을 입법 성과로 꼽았다.
박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가 난관에 부딪힐 때 과반이 넘는 의석수를 적극 활용해 국민의힘으로부터 “입법 폭주”라는 비판을 받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60일 넘게 체계·자구 심사를 이유로 법안을 붙잡으면 본회의 직회부 카드를 썼다.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대표적 사례이다. 민주당 주도로 양곡관리법을 본회의에 직회부해 통과시켰지만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최종 부결됐다. 이날 본회의에 직회부된 간호법 제정안과 의료법 개정안도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다.
박 원내대표는 “절차를 거친 것은 반대 의견이 있더라도 다수결 표결이 헌법과 국회법이 정한 우선 원칙”이라며 “국민의힘 주장대로 국회가 만장일치로만 움직여야 한다면 사실상 일하는 국회는 불가능이며 식물국회를 자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이 야당과 협치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야당을 오로지 대결과 제거의 상대로만 여겼다”며 “여당은 매번 용산 대통령실 눈치에 재가를 받아오기 급급했기에 국회 상황은 성과 없이 매번 제자리걸음만 반복해야 했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도 아직 그렇지만 저도 제 임기 내에 현직 대통령과 회동 한 번 갖지 못한 불통 정치의 중심부를 거쳐온 점은 못내 아쉽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민형배 의원 복당에 대한 당 안팎의 비판을 두고 “민 의원이 개인적 욕망을 위해서 탈당한 것도 아닌데 본인이 계속 불이익을 받는 것은 맞지 않다, 언젠가는 복당시켜야 하지 않겠냐는 게 대부분이었다”고 해명했다. 민 의원은 지난해 4~5월 검찰 수사권 축소법 통과를 위해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에 무소속 신분으로 참여하고자 탈당했다. 헌법재판소가 입법 과정에서의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음에도 사과 표명 없이 복당을 추진한 것을 두고 비판이 쏟아졌다.
박 원내대표는 오는 28일 임기를 마친다. 차기 원내대표 선거는 홍익표(3선·서울 중구성동구갑), 김두관(재선·경남 양산시을), 박범계(3선·대전 서구을), 박광온(3선·경기 수원시정) 의원(기호순)의 4파전으로 치러진다. 박 원내대표는 신임 원내지도부에 “당내 소통과 화합을 기반으로 민생, 국민, 국익을 우선하는 원내 전략을 구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문기의 추석 선물’ ‘딸에게 보낸 동영상’···이재명 ‘선거법 위반’ 판결문
- 조국 “민주주의 논쟁에 허위 있을 수도···정치생명 끊을 일인가”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사라진 돌잔치 대신인가?…‘젠더리빌’ 파티 유행
- [사설] 이재명 선거법 1심 ‘당선 무효형’, 현실이 된 야당의 사법리스크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드라마인가, 공연인가…안방의 눈과 귀 사로잡은 ‘정년이’
- 중학생 시절 축구부 후배 다치게 했다가···성인 돼 형사처벌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