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성공시대] "친환경ㆍ무농약…성공 열쇠는 재배 환경"

차진영 기자 2023. 4. 2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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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당진시

◇"깨끗하고 신선한 유럽피안 채소의 비법은 에로로포닉스!"

가지 농사 4년 만에 친환경 농업으로 변경. 풀하우스 농장 김인기 대표

풀하우스 농장 김인기 대표. 사진=차진영 기자


인천에서 캠페인 회사 인사담당자로 근무하던 김인기 대표(44세)는 정년이 없는 자신만의 일이 하고 싶었다.

김 대표는 2018년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농업은 내가 주도해서 할 수 있는 일이겠다고 결심하고 경북 의성군으로 이주했다.

그가 처음 귀농을 결심하고 재배한 작물은 '가지'다. 4년간 가지 농사를 지으면서 막연하게 생각했던 귀농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회사일을 하면서 터득한 것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고 유치원생으로 돌아온 기분이었죠" 농업관련 단어도 모르고 '도지'가 뭔지도 몰랐던 김 대표는 "4년간 주도해서 가지를 키웠는데 보람을 찾지 못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의령에 있던 중 친환경 농업에 관심을 갖고 교육을 받다가 '에어로포닉스'라는 재배기술을 알게 됐고 품종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에어로포닉스'는 분무경재배의 일종으로 식물뿌리를 양액에 담그지 않고 공중에 매단 채 양액을 뿜어주는 방식이다. 양액관리가 쉽고 적게 소비하며 뿌리가 필요로 하는 산소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 대표는 이 방식을 알고 유럽상추라 불리는 버터헤드, 이자벨, 이자트릭스 등의 샐러드용 채소를 재배하기 위해 당진시로 이주했다.

시설비와 양액관리비 등 창업을 위해 3억 원 정도의 융자를 받아 하우스를 짓기 시작했고 굴삭기도 직접 운전하고 외형을 제외한 모든 설비를 직접 제작했다.

그의 풀하우스 농장엔 채소가 자라는 배드가 16개가 있다. 1배드당 31m로 정식, 수확전, 수확 등 3파트로 운영하고 연중 재배가 가능하다.

흙이 있는 노지 재배가 아니기 때문에 깨끗하고 신선할 뿐만 아니라 잎의 두께를 조절할 수도 있어 식감이 탁월하다.

당일 수확, 당일 배송이기 때문에 오프라인의 경우 직접 배송해 갓 수확한 신선한 채소를 맛 볼 수 있다.

풀하우스 농장의 채소는 농협로컬매장과 식당, 샌드위치 가게 등에 납품된다. 온라인으로도 판매가 되고 쇼핑몰에 입점도 돼 있다.

4개월 전부터 본격 출하되기 시작했는데 현재 매출은 월 300만 원 수준이다. 그러나 농장 월 생산량이 500kg 수준이기 때문에 궤도에 올라서기만 하면 대기업 직원의 연봉이 가능해진다. 거기에다 유치원, 초등생을 대상으로 교육체험장을 운영할 계획으로 김 대표 부부가 생활해 가기엔 부족함이 없다.

"지금은 나만의 농장과 브랜드가 생겼고 소비자에게 재배한 농산물의 평가가 좋을 때 뿌듯함을 느낀다"는 김 대표는 귀농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꼭 조언을 할 것이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생산된다고 다 판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판로를 구상하고 미리 홍보해야 한다"며 "생산과 판매가 전부가 아닌 체험학습장 등 6차산업까지 고려해서 귀농을 준비해야 실패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배 환경, 무농약 인증 받아 최상의 품질 자랑"

'이선생 표고버섯' 이동희·임혜경 대표

'이선생 표고버섯' 이동희·임혜경 대표. 사진=차진영 기자


경기도 안산시에서 30여 년간 학원을 운영하던 이동희 대표(55세)는 점점 심해지는 스트레스 때문에 제명에 죽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곤했다.

이 대표는 50살이 넘어서 도시에서 새로 시작할 일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마음 편할 수 있는 있을 찾던 중 귀농을 결심하게 됐다.

가장 우려했던 아내도 적극 찬성해준 덕분에 100시간이 넘는 귀농교육도 함께 받았다.

처음 그는 귀농을 준비하기 위해 주말마다 제천으로 가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농민들과 대화하고 배우는 과정을 겪으면서 농업이 쉽지 만은 않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농민들도 농업에 대한 부정적 견해도 많이 말씀해주시고 차라리 도시에서 인력을 모아 주말에 농촌에 연결해주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말도 많이 들었다.

약간의 흔들림도 있었지만 귀농을 결심한 터라 지역을 선택하던 중 처제가 거주하고 있는 당진시의 표고농장을 알게됐고 당진으로 이주하게 됐다.

표고농장을 운영한지 3년 차인데 1년차에는 폭망했다. 남의 농장에 가서 배운다고 배웠는데 이론과 농장운영의 현실은 차원이 달랐다.

2년차에 되고 나서 표고재배에 대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겼고 3년차인 올해부터는 월 1000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표고재배는 자연환경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동희 대표는 '이선생 표고버섯'의 가장 큰 장점을 환경으로 꼽는다.

"표고버섯 농장은 논에 지어진 것이 많은데 우리 농장은 산에 자리 잡고 있다. 물(지하수)을 많이 사용하는데 논에 위치한 농장은 아무래도 농약이 미량이라도 검출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우리 농장은 농약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고 그 어렵다는 '무농약 인증'도 받았다"며 농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 대표의 농장은 '좋은 물'뿐만이 아니다. 농장 위치 특성 때문에 지형적으로 오전에 습도가 높고 일교차도 다른 곳보다 심하다. 온도조절도 자연바람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자연을 활용한 친환경 재배가 가능하다.

표고버섯 농업의 장점도 매력적이다.

표고는 소매도 가능하지만 출하가 가능하다. 오전에 이미 13박스를 가락동 시장으로 올렸다는 이 대표는 "밤 9시가 되면 경매가 시작되고 9시40분이면 가격이 확정되는데 그 다음날 계좌로 입금이 된다"며 "다른 농산물과 달리 질만 우수하면 가격변동이 크지 않기 때문에 판로나 가격을 걱정하는 편이 아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표고재배의 단점도 있긴 하다. 바로 농장을 비우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내는 저녁이 되면 집에 가지만 저는 잠도 농장에서 자면서 중간 중간 하우스를 관찰합니다. 온도, 습도, 바람 관리를 잘해야 최상품이 나오기 때문에 자리를 비울 틈이 없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즐겁게 농장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 부부의 자녀도 부모의 영향인지 농업에 관심이 많다.

26살의 아들은 농대에 편입했고 딸도 조경학과에 다닌다고 한다.

이 대표는 "아무래도 어렸을 때 아빠, 엄마가 학원 운영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보고 자라다가 당진에 와서 농장을 하면서 즐거움을 찾은 것을 보고 농업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준 것 같다"며 "자식들이 농업을 선택해도 적극 지지하고 선배로서의 조언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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