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사람이 없어'…쌓이는 중고주방용품들

최다인 수습기자 2023. 4. 2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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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따른 여파가 회복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경기 침체가 요식업계를 덮치자 그 충격이 고스란히 중고업계로 이어지고 있다.

폐업 업소 물품을 저렴하게 사둔 중고업계가 창업 및 개점 감소로 재고를 털어내지 못하자 막대한 손실을 입게된 것이다.

특히 요식업계 관련 중고업체에서 들여오는 업소용 주방용품은 가정용과 달리 판매처가 제한돼 있다.

요식업계 관련 중고업체가 사들인 물품 다수가 악성 재고 취급을 받게 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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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식업계에 닥친 불황, 중고업계로 이어져 폐업 나서기도
음식점 폐업 수 2020년 1465곳→ 2022년 1697곳 늘어
창업기업 2019년 422건→ 360건 줄어…업주들 '한숨'
27일 대전 중구의 한 중고주방용품매장에 팔리지 않은 물건들이 쌓여 있다. 사진=최다인 수습기자

# 대전 중구에서 중고주방용품점을 운영 중인 오모(59) 씨는 최근 매출 부진에 따라 15년 동안 이어온 장사를 접기로 했다. 일주일 동안 단 1명의 손님도 업소를 찾아오지 않는 등 꺾인 매출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오모 씨는 "폐업하는 음식점이 많아 물건은 쉽게 들여올 수 있지만, 경기 불황으로 개업하는 음식점이 거의 없어 중고주방용품을 구매해 가는 사람이 없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여파가 회복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경기 침체가 요식업계를 덮치자 그 충격이 고스란히 중고업계로 이어지고 있다. 폐업 업소 물품을 저렴하게 사둔 중고업계가 창업 및 개점 감소로 재고를 털어내지 못하자 막대한 손실을 입게된 것이다.

27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코로나19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중고를 견디지 못하면서 폐업을 택한 지역 음식점은 지난 2020년 1465곳, 2021년 1570곳, 2022년 1697곳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1500여 곳의 음식점이 문을 닫은 것이다. 심지어 통계에 반영되지 않은 요식업계의 어려움도 상당하다는 게 대전상권연합회의 설명이다.

장수현 대전상권연합회장은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상황이지만, 요식업계는 말로의 길을 걷고 있다"며 "집계된 폐업 건수 외에도 음식점 대부분은 높은 물가에 타격을 받아 문을 닫고 휴업에 나서거나 매장을 다른 이에게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폐업 신고만 하지 않은 채 장사를 그만두는 일이 많아 현장에서 나타나는 체감 폐업률이 통계 수치보다 높다는 얘기다.

다수의 음식점이 문을 닫자 자연스럽게 관련 업종의 창업과 개점을 자제하는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은 숙박·음식점 창업은 2019년 422건에서 2021년 360건으로 약 14% 줄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요식업계뿐만이 아니다. 요식업계 몰락에 따른 영향은 판매와 소비의 선순환으로 매출을 올리는 중고업계의 고통으로 귀결된다. 특히 요식업계 관련 중고업체에서 들여오는 업소용 주방용품은 가정용과 달리 판매처가 제한돼 있다. 요식업계 관련 중고업체가 사들인 물품 다수가 악성 재고 취급을 받게 된 이유다.

중고주방용품점 업주 황모 씨는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보니 충분한 자본금을 가지고 있지 않은 중고주방용품매장은 줄지어 파산하고 있다"며 "업계를 불문하고 중고용품이 팔리지 않는 상황 속에서 오히려 매입한 중고용품을 돈 주고 폐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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