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정상회담] "내 친구" 바이든, 尹에 수차례 친밀감 과시

80분 회담…태극기·성조기 나란히 세워진 로즈가든서 공동기자회견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0분간의 한·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수차례 친밀감을 과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소인수 정상회담에서 "나의 친구이신 대통령님. 70년 동맹을 함께 오늘 축하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취임 후 5번 만났다. 지난해 5월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1일 만에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한 것을 시작으로 스페인 마드리드·영국 런던·미국 뉴욕·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만났다.

특히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윤 대통령이 '국빈'자격으로 방문한 것이어서 의미가 적지 않다. 한국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한 것은 12년 만에 처음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도 미국을 국빈방문하지는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이날 백악관 남쪽 잔디마당인 사우스론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미리 나와 윤 대통령 부부를 맞았고, 윤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바이든 대통령의 등을 두 번 가볍게 두드리며 포옹했다.양 정상은 공식 환영식이 끝난 뒤 나란히 회랑을 걸으며 백악관 웨스트윙으로 이동했고,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손짓을 건네기도 했다

양 정상은 백악관 서쪽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47분간 소인수회담을 한 뒤 캐비닛룸으로 자리를 옮겨 30분간 확대회담을 이어갔다. 양 정상은 회담 후에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세워진 로즈가든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의 깊이와 인연을 더욱 확장하겠다"고 말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한미의 군사적 협력은 철통 동맹 관계"라고 화답했다.

같은 시각 양 정상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와 질 바이든 여사도 워싱턴DC 국립미술관(내셔널갤러리)을 찾아 함께 전시회를 관람하는 등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두 사람은 추상표현주의의 거장 마크 로스코 작품 10점이 걸려있는 전시관에서 로스코의 1955년 작품 '붉은색 띠'(red band)를 함께 감상했다.김 여사는 앞서 지난 2015년 코바나콘텐츠 대표 시절 국립미술관이 소장한 로스코 작품 50점을 한국에 들여와 '스티브 잡스가 사랑한 마크 로스코' 전시회를 연 적이 있다. 이날 일정도 바이든 여사가 이를 고려해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약 50분간 국립미술관에 머물며 케이윈 펠드만 국립미술관장, 해리 쿠퍼 수석 큐레이터 등으로부터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바이든 여사는 김 여사가 차를 타고 떠날 때까지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

임재섭기자 yj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