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장 "간호법 통과에 깊은 분노…무기한 단식 돌입"

"의료직역 분열돼 국민건강 심각하게 침해될 위기 봉착"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가운데)과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 회장(왼쪽), 장인호 대한임상병리사협회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시청역 일원에서 열린 간호법·의사면허취소법 저지 보건복지의료연대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2023.4.1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간호법 제정안과 중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한다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의료인면허취소법)이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대해 "깊은 분노와 유감을 표한다"며 "죽기를 각오하고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필수 회장은 입장문을 내 "보건복지의료연대의 처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우리의 목소리를 냉정하게 외면했다"며 "코로나19가 안정화되자 의료인면허취소법을 본회의에 상정하며 의사들의 면허권을 옭아매려는 민주당의 태도를 보면 '토사구팽'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 회장은 "코로나19를 극복하는데 모든 보건의료직역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간호사 직역의 처우개선을 위한 간호법 제정을 통해 '원팀'으로 기능해야 할 보건의료시스템 붕괴의 원인을 제공한 사실에 깊은 분노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법 제정안의 본회의 통과로 대한민국 보건의료직역이 분열돼 국민건강이 심각하게 침해될 위기에 봉착했다"면서 "의료인면허취소법이 통과됨으로써, 앞으로 언제 어떻게 면허가 취소될지 모르는 여건에서 환자에게 소신을 다한 진료를 계속해나갈 수 있을지 심히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오늘의 결과와 향후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법안을 통과시킨 주체에 있다"며 "의사협회를 비롯한 13보건복지의료연대는 보건의료 생태계의 건강성을 지켜내고, 국민건강을 수호하기 위해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원들의 뜨거운 열망과 보건의료 붕괴의 절박함을 담고 국민 건강권을 수호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전달하기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한다"며 "건강한 국민, 건강한 보건복지의료계를 만들지 못한다면, 제 건강도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간호법은 특정 직역의 이해관계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 전체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법안의 국회 강행 처리의 과오를 인정하고, 이를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즉각 강구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ksj@news1.kr